항공업계는 탄탄한 자금력과 경영 노하우를 갖추지 않는 한 LCC가 계속기업으로 존속하긴 힘들다고 보고 있다. LCC를 설립할 당시 500억~600억원의 자금이 들지만 이후 추가로 설립자금과 맞먹는 500억원 이상을 쏟아 부어야 흑자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은 추가 투자할 자금 여력이 부족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얼마만큼 투자를 지속할 수 있을지가 존폐 여부를 가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5년 출범한 제주항공은 모기업인 애경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국내 1위 LCC로 자리매김했다.
제주항공은 설립 이후 2009년까지 매해 2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지속했다. 그러나 애경그룹이 수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꾸준히 자금 수혈에 나섰다.
이를 통해 2010년 영업적자가 61억원으로 줄었으며 이듬해 13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첫 흑자를 기록했다. 출범 첫해 118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애경그룹의 제주항공 지분은 81.7%까지 늘어났으며 제주항공의 자본금은 초기 200억원에서 1100억원대로 불어났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애경그룹은 제주항공을 일찌감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며 “이제는 외부 자금이 아닌 내부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적극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진에어·에어부산 ‘형님 후광’ 효과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형님’인 대형항공사를 든든한 지원군으로 두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진에어는 대한항공(003490)의 순수 자회사이며 에어부산은 부산시와 부산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함께 설립한 뒤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지분투자를 통해 참여한 계열사다.
이들 항공사는 시장 진입부터 경영 노하우 전수, 정비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이점을 누렸다. 특히 모항공사에 정비를 위탁해 다른 LCC 보다 쉽고 빠르게 정비 효율성과 안전성을 확보했다.
자금력 취약한 이스타·티웨이 ‘경영난 악화’
반면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설립 이후 줄곧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 2007년 출범한 이스타항공은 적자가 누적돼 지난해 말 자본 전액 잠식에 빠졌다. 2011 회계연도 말 기준 부채총계가 자산총계를 206억원 가량 초과했다. 모회사인 KIC는 이스타항공 인수 이후 지난해 9월 말 부채비율이 800%까지 오르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1월 예림당이 인수하긴 했지만 현재 자본 잠식에다 300억원에 가까운 부채를 떠안고 있어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거액이 들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산업은 초기 항공기 도입과 정비시스템 구축 등에 막대한 자금이 든다”며 “앞으로 얼마만큼 투자를 지속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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