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만 흑자’ 스티커 대한항공 조종사 20명 징계

노조는 '조종사 명예훼손' 회장 SNS 맞고소 추진
  • 등록 2016-04-03 오후 7:34:03

    수정 2016-04-03 오후 7:34:03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회사는 적자! 회장만 흑자!’ 등 문구를 가방에 적은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20명을 징계했다.

3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2회 이상 스티커 부착이 적발된 조종사 4명을 비행정지 1주일, 한 번 적발된 16명을 견책 처분했다. 대한항공은 “조종사들의 가방 스티커 부착 행위가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한편 고객의 불안감 조성 및 항공기의 안전운항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지난달 16일 이들 20명을 운항본부 자격심의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수위를 결정하고 4월1일 개별적으로 연락했다. 해당 조종사는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다.

조종사노조는 2월19일 쟁의행위 투표를 가결하고 나서 준법투쟁과 함께 조종사 가방에 ‘회사는 적자! 회장만 흑자!’, ‘대한항공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 ‘일은 직원 몫, 돈은 회장 몫’ 등 3개 종류의 스티커 부착 활동을 벌였다.

대한항공은 앞서 이들이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규남 노조위원장과 집행부를 포함한 이들을 서울 강서경찰서에 고소하기도 했다.

조종사노조는 이번 징계에 반발하는 동시에 조종사를 비하한 조양호 회장의 SNS를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고소하기 위해 탄원서를 접수 중이다.

앞서 조 회장은 대한항공 김모 부기장이 ‘여객기 조종사들이 비행 전에 뭘 볼까요’라며 비행 전 수행하는 절차를 조목조목 짚어보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아주 비상시에만 조종사가 필요하죠. 과시가 심하네요” 등의 댓글을 달아 논란이 됐다.

조종사 노조는 “스티커 부착이 안전운항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징계했는데 오히려 조종사를 징계하는 것이 안전을 도외시한 결정”며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사측이 징계를 남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양호 회장이야말로 SNS에 허위사실을 적어 전체 조종사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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