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준 기자] 지난달 31일 오전,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내 `K9` 한 대가 건물 입구 앞에 멈춰 서자 정문 앞에 대기 중이던 경호 인력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에서 내린 인물은 정몽구
현대자동차(005380)그룹 회장(사진). 전용차인 에쿠스 리무진이 아닌 K9에서 정 회장이 내리자 모두 의아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정 회장의 전용차는 현대차의 대형 세단 `에쿠스 리무진 VL 500 프레스티지` 모델로 판매가격만 1억4577만원에 달한다. 국내 대형세단 가운데 최고가를 자랑하는 에쿠스 리무진은 실내 공간(전장 5460mm, 전폭 1900mm, 전고 1495mm) 역시 국산차 가운데 가장 크다.
기아자동차(000270)의 첫 럭셔리 대형세단인 K9도 넓은 실내공간(전장 5090mm, 전폭 1900mm, 전고 1490mm)을 갖췄지만 에쿠스 리무진에는 역부족이다. 기아차는 부사장급 이상에만 K9을 지급하고 있다.
정 회장이 출·퇴근 차량으로 K9을 선택한 이유는 `신차 홍보`를 위해서다. 업계에 따르면 그는 과거에도 지인들을 만나거나 업무상 이동을 할 때 갓 출시된 신차를 타고 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직접 신차를 소개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용차를 두고 다른 차량을 타고 출·퇴근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 회장은 지난 2008년에는 제네시스를 타고 다니며 홍보대사 역할을 했었고, 2006년에도 기아차 그랜드 카니발을 업무용 차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랜드 카니발은 지금까지도 에쿠스 리무진과 함께 업무용 차량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K9에 대한 정 회장의 각별한 관심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정 회장은 지난달 2일 열린 K9 신차발표회에 참석해 방문객을 의전하는 등 직접 행사를 진두지휘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8년 쏘울 신차발표회 이후 3년8개월 만에 신차발표회장을 찾은 정 회장은 당시 "10년을 공들여 탄생한 신차인 만큼 자신있다"며 K9을 향한 남다른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은 신차가 나오면 차종에 관계없이 직접 차량을 시승해본다"며 "연구소를 방문해 시승하는 경우도 있고, 출퇴근 차량으로 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에쿠스 리무진에서 K9으로 전용차가 변경된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출시된 K9의 판매를 독려하기 위한 신차 홍보 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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