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텍은 편지에서 "이명박 후보가 투자를 권유해 BBK에 투자했으며, 이 후보가 BBK의 대주주로 BBK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명박 후보는 BBK 주가조작 사건, BBK 소유와 관련이 없다"는 검찰 수사 결과를 정면으로 뒤집는 내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대통합민주신당(이하 통합신당) 최재천 정봉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BB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새로운 내용"이라며 이 편지를 공개했다.
이 서한은 2001년 10월 전영호 세일신용정보주식회사 회장이 김백준 부회장(편지의 수신 직함)에게 투자한 돈을 반환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영호 회장은 전세호 심텍 사장의 형이며 김백준씨는 이명박 후보의 최측근이다.
전 회장은 편지에서 "전세호가 BBK투자자문에 투자 의뢰한 이유는 3가지로 첫째, 이명박 회장께서 작년에 직접 전화를 해 본인이 BBK 투자자문 회장으로 있다고 소개를 했다"며 "2001년 9월 27일 BBK 사무실과 중식당에서 미팅을 했고, 그 때 '내가 BBK 회장으로 있으며 대주주로 있으니 나를 믿고 투자하면 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전 회장은 이 자리에 심텍 김 모 자금부장과 전 사장의 비서가 동석했다고 서술했다. 편지에 나와 있는 2001년 9월27일은 2000년 9월27일의 '오기'인 것으로 보인다고 통합신당측은 설명했다.
정봉주 의원은 김현옥 여사가 이명박 후보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를 잘못 기재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 회장은 BBK에 투자한 마지막 이유로 "이명박 회장의 사진이 실린 회사 카다로그에 무위험 고수익 펀드, 즉 원금을 보장하는 펀드라는 말을 믿고 투자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회장은 "심텍이 이명박 회장을 믿고 투자한 것이지 만일 이명박 회장과 측근인 김백준 부회장 등이 이 회사(BBK)를 운영하지 않았다면 결코 심텍이 투자했을 리 없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을 당연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편지에서 심텍이 BBK에 투자한 50억원을 반환해 달라고 김경준 사장에게 요청했으나 김 사장이 33억원을 반환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편지에서 이 돈을 반환하지 않을 경우 "다음주 월요일에 형사고발을 할 수 밖에 없음을 마지막으로 통고드린다"고 경고했다.
실제 심텍은 이 편지를 보낸 후 며칠 뒤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최재천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명박 후보가 BBK와 관련됐다는 사실은 등기부 등본상, 즉 법률상으로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며 "법원은 이 때문에 처음엔 이명박 후보에 대한 부동산 가압류 신청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심텍측 변호사가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자, 법원이 이를 인정해 이 후보의 부동산을 가압류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명박 후보와 김백준씨가 2001년 11월2일과 8일 각각 김경준씨에게 보낸 편지도 공개했다.
김백준씨의 친필 편지는 "이명박 회장은 이(심텍) 고발과 관련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추후 문제를 귀하와 협의할 것으로 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이미 공개됐던 이 후보의 편지는 심텍의 소송과 관련 김경준씨에게 "본인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서면이나 전화로 의견을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정봉주 의원은 "편지의 날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는 금감원의 조사가 시작되자 2001년 4월 김경준씨와 결별했다고 했는데, 그로부터 6~7개월 지난 11월에도 여전히 김경준씨와 업무를 협의하고 있었다"며 "이명박 후보가 김경준씨와 결별했다는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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