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친러 헝가리에 예산지원 보류 절차 돌입

EU, 법치 위반국에 예산 지원 중단·보류·삭감 가능
헝가리 총리, 권위주의·친러 성향으로 EU와 대립각
  • 등록 2022-04-28 오전 10:26:03

    수정 2022-04-28 오전 10:26:03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유럽연합(EU)이 헝가리를 향해 EU 예산 지원 보류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헝가리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제재를 반대하면서다.

베라 요르바 유럽연합(EU) 집행위원. (사진=AFP)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EU 집행위원회가 헝가리를 대상으로 EU 예산 지원을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을 적용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예산의 상당액을 EU에서 지원받는 헝가리의 자금줄을 죄는 강수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법치 준수 원칙을 위반한 회원국에 예산 지원을 중단·보류·삭감할 수 있다. 단, EU 회원국의 55% 이상이 승인해야 하며 승인에 찬성한 국가들의 총인구가 EU 인구의 65%를 넘어야 한다. 이는 2020년 헝가리, 폴란드 등이 사법부 독립과 언론의 자유, 부패 방지 등의 민주적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도입됐다. EU 집행위가 이 규정을 적용하기 위해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권위주의적인 정치로 EU 집행위와 지속적으로 각을 세워왔다. 친(親)러시아 행보를 보여온 오르반 총리가 최근 재선에 성공하고 EU의 대러 제재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EU의 예산지원 제한 절차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헝가리가 두 달 안에 EU 집행위의 문제 제기에 대한 해명과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베라 요로바 EU 집행위원은 기자회견에서 “헝가리가 재정 관리 규칙을 위반했다는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주디트 바르가 헝가리 법무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헝가리는 기간 내에 필요한 응답을 할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건설적이고 상호적인 대화에 열려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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