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최대 ‘빅 딜’…주식스왑까지 갈까

증시전문가, 김택진 대표의 넥슨 지분 인수에 촉각
실질적인 제휴 위해선 상호 지분보유 필요성 대두
  • 등록 2012-06-08 오후 7:06:54

    수정 2012-06-08 오후 7:06:54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국내 게임업계 최대 ‘빅 딜’이 이뤄졌다. 온라인게임 1위 엔씨소프트(036570)의 김택진 대표이사가 넥슨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줬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향후 주식스왑까지 진행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8일 김택진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24.69% 가운데 14.7%를 넥슨 일본법인이 8045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전략적 제휴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이에 따라 넥슨은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김택진 대표는 지분 9.99%을 보유한 2대주주로 물러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빅 딜’에 대해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급변하는 게임산업 환경을 고려했을 때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힘을 합쳐야할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대할 부분이 많다는 분석도 있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게임 업체들의 수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게임업체인 소니, EA 등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국내에서 디아블로3를 비롯해 해외 게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온라인 게임과 함께 모바일 게임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존 주도권을 잡고 있던 게임 업체들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다중접속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을 잘 만드는 엔씨소프트와 캐주얼 게임에 강점이 있는 넥슨이 물리적으로나 화합적으로 결합하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점이 확실한 두개의 대형 게임업체가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면 확실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아가 증시 전문가들이 김택진 대표의 지분 매각대금의 활용도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최대주주 자리를 내줬다는 점에서 서서히 엔씨소프트의 경영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경영 의지가 있다면 실질적인 제휴를 위해 김 대표가 넥슨 지분을 보유할 필요성이 있다.

김 대표가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며 경영에 참여한다고 하지만 최대주주일 때와 비교하면 의사 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엔씨소프트가 그동안 투자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투자가 있었던 덕분이다. 게임산업 특성상 대규모 비용과 인력을 투자한 게임이 실패할 수 있지만 김 대표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했다. 하지만 넥슨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에는 김 대표의 판단만으로 투자가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김 대표가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선 안전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증시 전문가는 “넥슨의 의사 결정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는 정도의 지분은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연대는 지분스왑이 되고, 그래서 양사가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게임환경에 공동대응할 기반이 된다는 전제하에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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