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얼싸안고 점프하고…여의도 가득 메운 환호성 (종합)[尹 탄핵소추]

여의도 일대 “尹탄핵” 시민 목소리 가득
탄핵 가결 선포에 눈물 흘리는 시민도
응원봉 든 청년들, 함께 케이팝 떼창하기도
추위 속 온정 나눔…음료부터 키즈버스까지
  • 등록 2024-12-14 오후 6:46:25

    수정 2024-12-14 오후 7:15:38

[이데일리 김형환 정윤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를 통과하자 국회 앞부터 여의도역까지 가득 메운 시민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표결 전부터 추위 속 삼삼오오 국회 앞으로 모인 200만(주최 측 추산) 시민들은 “윤석열 탄핵”을 외치며 국회를 압박했다. 이날 집회 현장엔 청소년과 청년 등 젊은 층이 많이 보였다. 이들은 손팻말을 들고 응원봉을 흔들며 다같이 케이팝(K-POP)을 떼창하기도 했다. 추위 속 시민들은 따뜻한 음료와 핫팩을 나누는 등 온기를 전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2차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울산 남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이를 지켜보던 시민이 서로를 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주최 측 추산 200만 국회로…탄핵 가결에 ‘환호’

윤석열퇴진비상행동은 14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내란죄 윤석열 퇴진 시민촛불’ 본대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안 가결 요구했다. 이날 주최 측 추산 200만명의 시민이 모였다. 실제로 인파는 국회대로, 의사당대로, 여의대로 뿐만 아니라 여의도공원, 여의도역 인근까지 가득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이 환호성을 보내고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이날 오후 4시 표결이 시작되자 시민들의 표정에는 불안감이 가득했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반대의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국회의장이 표결을 선언하자 시민들은 “탄핵해”, “국민의힘 동참하라”며 거듭 국회에 가결을 촉구했다. 시민들은 표결을 기다리며 ‘임을 위한 행진곡’ 같은 민중가요와 ‘소원을 말해봐’ 같은 케이팝을 부르기도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하자 국회 앞은 환호성으로 터져나가는 듯했다. 시민들은 환호성을 내지르고 두 손을 하늘 위로 번쩍 들며 제자리에서 점프를 하는 등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옆 사람과 포옹을 하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우리가 이겼다”며 눈물을 흘렸다. 스피커에서 ‘다시 만난 세계’가 흘러나오자 시민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며 탄핵안 가결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이들은 “우리가 이겼다”, “윤석열을 체포해라”고 외치기도 했다.

눈물을 펑펑 흘리던 대학생 김서연(24)씨는 “진실은 언제나 승리하는 것 같아서 너무 감동적”이라며 “인천에서 오후 2시 30분쯤 이곳에 왔는데 국민이 하나돼 승리를 함께 외쳐 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일대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참석자들이 운집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위 속 온정 이어져…커피부터 키즈버스까지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14일 오후 1시쯤부터 시민들은 국회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추운 날씨 속 패딩과 장갑, 목도리로 중무장한 시민들은 ‘윤석열 탄핵’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국회 앞에 섰다. 시간이 흐르자 의사당대로뿐만 아니라 여의대로와 여의도공원 등이 시민들로 가득했다. 특히 청소년·청년 세대의 모습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지난주 집회와 마찬가지로 아이돌·스포츠 구단 응원봉을 들고 가장 크게 구호를 외쳤다.

추운 날씨에서 긴 시간 집회 현장을 지켜야 하는 시민들은 물품을 나누며 온정을 보이기도 했다. 추위 속 따뜻한 음료와 간식, 핫팩을 제공하는 시민들부터 아예 커피차를 대절해 시민들에게 음료를 나눠주기까지 했다. 집회 인근 건물들은 모두 개방해 시민들에게 화장실 공간을 내어주기도 했다. 커피와 초코과자를 나눠주던 정학배(51)씨는 “지난주 나와보니 젊은 친구들이 벌벌 떨면서 있길래 따뜻함을 나눠주기 위해 이렇게 음료를 준비했다”고 웃음을 보였다.

영·유아 아이들을 위해 전세버스를 대절해 ‘키즈버스’를 운영하는 시민도 있었다. 이들은 집회 현장 인근에 빌린 버스 3대를 두고 영유아를 대동한 부부들에게 기저귀를 갈 공간, 쉴 공간 등을 제공했다. 12개월된 딸을 데리고 집회에 참석한 황연지·이경금(27) 부부는 “기저귀 갈 곳도 없었는데 급히 이런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았다”며 “너무 따뜻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석열퇴진비상행동이 이날 촛불집회를 마지막으로 국회에서의 집회를 마친다. 비상행동은 오는 16일부터 평일 오후 6시부터 윤석열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주말집회 역시 광화문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탄핵 표결을 앞둔 14일 서울 여의도 인근에 정차돼 있는 영유아를 동반한 집회 참석 부모를 위한 키즈버스. (사진=정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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