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집값 통계 조작...감사원, 장하성·김현미 등 22명 검찰 수사 요청

감사원, ‘주요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중간 결과 발표
“文정부 4년간 집값 통계 최소 94회 개입
”靑·국토부, 부동산원·통계청 압박“
  • 등록 2023-09-15 오후 2:38:34

    수정 2023-09-15 오후 4:14:53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의 집값 등 주요 국가 통계 작성 실태를 조사한 결과 수년간 통계 조작이 있었다고 결론을 내리고, 전 정부 고위직 등 22명을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고 15일 밝혔다. 감사원은 작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28명의 인원을 투입해 관련 내용을 조사했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사진=연합뉴스)
최달영 감사원 제1사무차장은 감사원에서 한 ‘주요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중간 감사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청와대(대통령비서실)와 국토교통부 등은 통계청과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을 압박해 통계 수치를 조작하거나 통계 서술 정보를 왜곡하게 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수사 요청 대상에는 전임 정부 정책실장 4명(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이 모두 들어갔다. 홍장표 전 경제수석, 황덕순 전 일자리수석 등 청와대 참모들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강신욱 통계청장 등이 포함됐다.

이 외에 감사원은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의심하는 7명에 대해서도 수사참고자료를 송부해 모두 29명이 수사기관의 판단을 받게 됐다.

최 사무차장은 “청와대와 국토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소 94회 이상 한국부동산원 통계 작성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 수치를 조작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 정부 시절인 2017년 6월부터 장하성 전 정책실장은 “주 1회 통계 공표로는 대책 효과를 확인하기에 부족하다”면서 국토부에 집값 변동률 ‘확정치’(7일간 조사 후 다음 날 공표)를 공표하기 전 ‘주중치’(3일간 조사 후 보고)와 ‘속보치’(7일간 조사 즉시 보고)를 보고하라고 요청했다. 작성 중인 통계를 공표 전에 다른 기관에 제공하는 것은 통계법 위반 사유에 해당한다.

김현미 전 국토부장관(사진=연합뉴스)
당시 주중치보다 속보치와 확정치가 높게 보고되면 사유를 보고하라고 압박했고, 주중치도 실제보다 낮게 조작하라고 지시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와 국토부의 압박에 한국부동산원은 2019년 2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총 70주간은 아예 조사없이 임의 예측치를 주중치로 만들어 보고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로인해 실제 통계와 현실에서 큰 차이가 발생했다.

한국부동산원의 2017년 5월 이후 5년간 서울 집값 상승률은 19.5% 였지만, KB부동산이 계산한 상승률은 62.2%로 동떨어진 통계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통계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조사 과정에 입력한 표본값을 사전 보고 뒤에 다시 건드리는 것은 분명한 통계법 위반”이라며 “자료와 증거를 통해 입증된 가장 객관적인 개입 사례만 94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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