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22일 확정, 발표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기준연도로부터 15년 간 전력이 얼마나 필요한지와 어떤 방식으로 공급할지를 담은 종합계획으로, 2년마다 작성된다.
산업부는 2029년까지 전력수요가 연평균 2.2%씩 증가해 전력소비량이 6569억㎾h, 최대전력이 1억 1193만㎾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2029년 기준 전력소비량의 14.3%, 최대전력의 12%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 필요한 설비용량은 예비율 22%를 고려해 총 1억3668kW로 추산됐으며, 이 중 1억3368만kW가 이번 7차 계획을 통해 확정됐다. 신규 발전설비 물량은 345만6000kW 규모로 원전 2기를 건설해 300만kW를 충당하기로 했다.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 국장은 “향후 15년 동안 최대전력 수요를 매년 100만kW급 원전 1기에 해당하는 규모만큼 줄여나가는 매우 대담한 목표”라면서 “발전설비 구성에 있어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최대한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온실가스 감축’..석탄화력→원전 대체
산업부는 온실가스 감축 등을 위해 영흥화력발전소 7·8호기와 동부하슬라파워 1·2호기 등 석탄화력발전소 4기를 건설키로 한 기존 계획을 철회했다. 대신 원전 2기를 더 짓기로 했다. 신규 원전이 들어설 곳은 삼척(대진 1·2호기) 또는 영덕(천지 3·4호기) 중 한 곳으로 2018년 발전사업 허가 단계에서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신고리 7·8호기는 천지 1·2호기로 대체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6차 계획에서 신고리 7·8호기 물량을 활용해 영덕에 천지 1·2호기를 2026년과 2027년에 각각 준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2017년 6월 가동시한이 만료되는 고리 1호기를 영구정지시킨다는 내용도 이번 계획에 포함됐다. 향후 신규 원전 2기가 추가되고 고리 1호기가 폐쇄되면 2029년엔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원전이 총 35기로 늘어난다.
산업부는 이번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2029년 피크기여도 기준 전원구성비가 석탄(32.3%), 원전(28.2%), LNG(24.8%) 순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채 국장은 “석탄설비 비중을 최소화하고 신규물량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전으로 충당했다”면서 “장기가동 석탄화력 설비의 대체건설은 환경성이 개선되는 경우에 한해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척 vs 영덕 신규 원전부지 선정 ‘난항’ 예상
한편 신규 원전 건설 후보지를 결정하는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척은 지난해 원전 건립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에서 84.97%(투표율 67.94%)가 반대한데다, 영덕보다 인구가 많아서다. 특히 원전 대체 사업으로 10만kW급 대규모 태양광발전단지 건설을 이미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영덕이 최종 후보지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들어 주민들의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신고리 7·8호기가 천지 1·2호기로 대체돼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원전이 2기가 추가로 늘어날 경우 반발이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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