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당국이 北 김정은 건강이상설 부인했던 까닭

  • 등록 2014-10-14 오후 12:55:01

    수정 2014-10-14 오후 4:47:40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건강이상설에 시달렸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0여일 만에 지팡이를 짚고 공개석상에 나타났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의 과학자 주택단지인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 지도했다”고 14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다리가 불편한 것 같았으나 건강에 심각한 이상은 없어 보였다. 그간 그를 둘러싸고는 뇌사설을 비롯해 여러 소문이 무성했다. 그러나 한미 정보당국은 이 같은 소문들을 일축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곤 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바로 첩보위성의 도움 때문이다.

미국 첩보위성 키홀을 비롯한 한미 대북 감시망은 평양 북방의 자모산에 초점을 맞췄다. 자모산 해발 559m에 김정은 위원장의 특각이 위치해서다. 한미 정보당국은 9월 중순 평양 봉화진료소에서 발목관절 수술을 받은 김정은 위원장이 한 달째 이곳에 머물며 치료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자모산 특각은 지하 100m 이상 깊이에 김정은 집무실과 최고사령부 지하벙커까지 갖추고 있고 상당 구간이 지하로 연결돼 유사시 인근 순안비행장으로 빠져나가 해외 탈출을 할 수도 있다고 전해진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곳에서 통치를 이어가고 있었을 것이라고 한미 정보당국은 본 것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옥류교와 대동교의 모습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김정은 집무실과 저택이 자리한 평양의 주요 교량 옥류교와 대동교의 검문소에 바리케이드나 병력이 증강되는 징후가 나타나면 내부 상황 급변을 추정 수 있다는 게 정보당국의 설명이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잠행한 40여일간 이곳에서는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었다.

호위총국 병사들에게 아무런 특이동향이 발견되지 않았던 것도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방증했다. 호위총국 병사들이 착용하는 각개반도(가죽밴드)의 위치 등은 내부 정황이 급변할 때 달라지는 데 위성으로 감시한 결과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미 정보당국은 이러한 증거들을 토대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에 중대한 이상이 없을 것이라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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