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창구 여직원 기지로 보이스피싱 피해 막아

  • 등록 2013-12-13 오후 3:04:57

    수정 2013-12-13 오후 3:04:57

(합천=연합뉴스) 60대 할머니가 보이스피싱에 속아 평생 힘들게 모은 돈을 날릴 뻔했지만 은행 창구 여직원의 기지로 피해를 막았다.

13일 합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1시께 경남 합천군 쌍백면에 사는 허모(64) 할머니에게 “아들이 출근길에 납치돼 폭행을 당하고 있으니 3천만원을 송금하라”는 낯선 이의 협박 전화가 걸려왔다.

허 할머니는 휴대전화와 통장을 가지고 집 인근의 삼가농협으로 허겁지겁 달려가 창구 여직원 최수지(24)씨에게 통장에 있던 돈을 모두 인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최씨는 허 할머니가 정확한 금액을 말하지 않고 돈을 전부 송금해 달라며 횡설수설하는 점과 할머니가 돈을 보내려는 상대방의 계좌가 개설된 지 하루밖에 안 된 점을 수상히 여겼다.

이에 최씨는 “요즘에 이런 유형의 사기(보이스피싱)가 많은데 돈을 받기로 한 상대방과 통화를 해볼 수 있겠느냐”고 했지만 허 할머니는 상대방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서는 도망치듯 은행을 나가버렸다.

최씨는 “할머니 한 분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보는 것 같다”며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때마침 송금을 위해 인근의 다른 우체국으로 들어가던 허 할머니를 발견해 막아 세웠다.

경찰은 “아들의 목숨이 위험해 어떤 일인지 이야기할 수 없다”던 허 할머니를 끈질기게 설득, 아들의 연락처를 알아냈고 허 할머니는 경찰을 통해 아들과 직접 통화를 한 뒤에야 아들이 무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수지씨는 “이런 보이스피싱 범죄가 요즘 잦은데 당시에 할머니가 워낙 횡설수설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범죄가 의심돼 경찰에 신고했다”며 “할머니에게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니 다행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보이스피싱 범죄 사례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데 평소 방송 등에 주의를 기울여주고 범죄 의심이 들면 먼저 경찰에 문의해 대처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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