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0일 이스라엘의 제한적 지상전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당장 휴전을 해야 한다”면서 지상전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고 몇시간 만에 이스라엘은 레바논 지상전 개시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25일엔 미국과 프랑스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을 막기 위해 21일 간의 휴전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바로 다음날 유엔 총회 연설에서 헤즈볼라를 온 힘을 다해 공격하겠다고 말해 국제 사회의 중재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 명예회장은 “최소한의 영향력”이라면서 “지난 1년 동안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휴전을 촉구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따라주지 않았고, 지난 며칠 동안 이스라엘은 미국과 조율하지 않고 단독적으로 행동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면서 미국 내 당국자들의 입장도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당국자들이 지난 주말 동안 이스라엘에 레바논 공습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면서 그로인해 이란이 개입하고 헤즈볼라에 대한 레바논 내 지지가 강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가 하면 일부 당국자들은 지도부 대다수가 제거된 헤즈볼라에 결정타를 날리고자 하는 이스라엘의 생각에 동조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엘렌 레입슨 조지메이슨대학교 안보정책연구센터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 대 군 차원에선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하고 있으나 정치적 차원에서도 솔직한 대화가 오가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을 선언하고 헤즈볼라 근거지인 레바논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엔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 헤즈볼라 고위 관리들이 연이어 제거됐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비롯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이른바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친(親)이란 무장세력들을 차례로 폭격하는 등 공습 범위를 넓히며 중동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