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한국은행은 22일 미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영향에 대해 “대규모 증권투자 자금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요구자료를 통해 “국내 경제는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대외건전성도 양호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들어서만 기준금리를 3번 인상했다. 현재 2.00~2.25%다. 한은 기준금리(1.50%)보다 0.75%포인트 높다. 게다가 연준은 오는 12월 추가 인상이 유력하고, 내년에 최대 4번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 차가 벌어지는데 따른 외국인 자본 유출 우려가 점차 커지는 이유다.
다만 올해 연준의 인상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게 한은의 분석 결과다.
한은은 “실제 올해 연준이 금리를 올린 직후 국내 주가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장금리도 마찬가지다. 한은은 “연준의 결정이 시장 예상에 부합함에 따라 인상 직후 국내 채권금리는 대체로 소폭 하락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격화, 신흥국 금융불안 확산 등이 중첩될 경우 투자심리의 급격한 위축에 따른 자금 유출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국내 실물경제 영향에 대한 판단 역시 비슷했다. 한은은 “시장 예상대로 점진적으로 인상을 추진할 경우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미국의 인상 지속에 따른 취약 신흥국 금융불안 등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할 경우 수출 개선세를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