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4월 20일 결정?..KT-LGU+ "SK-헬로비전 기업결합 심사 연기 요구"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017670)의 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해 4월 20일경 전원회의를 열고 결정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가 공정위에 인수합병 심사 일정 연기를 요구했다.

양사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발표한 ‘2015년 통신 및 방송 경쟁상황평가(2014년 데이터 기준)’를 반드시 심사에 반영해야 한다면서, 해외 합병심사기관은 다각적인 분석과 심사과정 공개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헬로비전 합병에 반대하는 두 회사가 공식 입장 자료를 낸 이유는 공정위 사무처의 심사보고서가 작성 중이고, 4월 13일 총선이후 첫번째 수요일인 4월 20일 경 전원회의에서 기업결합심사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공정위 사무처에서 이번 주 말, 또는 다음 주 초에 심사보고서가 나오는 걸로 알고, 전원회의는 4월 20일 경 열릴 것 같다”면서 “이번 인수합병 건은 국내 통신-방송 1위 사업자 간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신중하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공정위 심사에 ▲최근 발표된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결과를 반영할 것 ▲해외 규제기관의 사례처럼 충분한 심사 기간을 둘 것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합병에 따른 소비자 손실 확대를 감안할 것을 조건으로 언급했다.

양사, 보고서 자체 내용보다는 심사 일정에 촉각

양사는 최근 공개된 KISDI(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2015년도)’ 보고서를 통해 SK텔레콤이 국내 이동전화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임이 다시 한번 입증된 만큼, 공정위가 이번 평가와 3월 말 공개 예정인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를 합병 심사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KISDI보고서에서는 SK텔레콤의 이동전화시장 매출 점유율이 50%를 상회(50.3%)했으며, 가입자수 점유율(49.4%)도 OECD 각국 1위 통신사업자 평균치(42.2%)보다 높다, 1위와 2위 사업자 간 영업이익 격차는 2013년 약 1조 8천억원에서 2014년 약 2조2천억원으로 더 확대됐다고 상기시켰다.

또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 시장 점유율은 51.1%로 이동시장 점유율 49.4%를 상회해 이동전화 시장 지배력의 전이가 일어나고 있음도 명백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KISDI 보고서의 정확한 언급은 이동통신 소매시장에서의 SK텔레콤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으로 50.3%, 가입자 기준으로 46.2%(2014년 말 기준)를 기록했는데, 이전에 비해 경쟁상황이 개선된 부분은 있으나 시장지배력이 해소됐다고 결론 내리기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결합시장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KISDI는 ‘SK텔레콤의 이동전화 결합상품이 여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상반된 시각이 존재하나, 이의 판단을 위해서는 관련 시계열자료의 충분한 축적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따라서 양사가 공정위 심사에 KISDI보고서를 언급한 것은 내용 자체보다는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미래창조과학부 인가 심사, 방송통신위원회 동의의결 등에 있어 공정위가 첫번째 판단을 하게 되는 만큼 이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양사 “공정위는 충분한 기간 두고 투명하게 심사해야”

KT와 LG유플러스는 또 공정위가 충분한 기간을 두고 심사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정확하고 공정한 의견수렴 과정 없이 심사결과를 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규제기관의 경우 소비자 편익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중대 사안이면 최장 19개월까지 심사 기간이 소요됨을 근거로 제시했다. 영국의 경쟁시장청(CMA, 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은 영국 최대 유선통신사업자 BT(British Telecom)와 이동통신사 EE(Everything Everywhere)의 인수를 11개월 간의 심사를 거쳐 승인했으며, 심사 과정에서 홈페이지에 합병심사 진행과정과 공청회 자료 등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미국 FCC(연방통신위원회)는 DoJ(법무부 산하 독점금지국)와 함께 미국 최대 케이블업체 컴캐스트(Comcast Corporation)와 타임워너케이블(Time Warner Cable) 간 합병을 14개월 간의 조사 후 불허로 결정했다. 또한 AT&T와 디렉TV(DirecTV) 합병심사의 경우, FCC는 13개월 이상 합병의 영향성을 검토하며 관련 자료를 홈페이지에 전면 공개한 바 있다.

양사 “반경쟁적 합병, 불허해야.. 독과점 시장이 될 것”

양사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끼리의 합병으로 야기될 소비자의 선택권 제한 및 소비자 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전달했다.

또 시장경쟁을 제한하는 반(反)경쟁적 인수합병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정위의 철저한 검토와 공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합병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소비자 피해에 대해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만약 공정위가 충분한 검토 없이 다시 경미한 행태적 시정조치만 부과하며 합병을 승인한다면, 통신ㆍ방송시장의 독과점은 더욱 심화될 뿐만 아니라 방송통신시장 전체 경쟁상황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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