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2차례의 양적 완화(QE)에 나섰지만 정책효과가 미미했던 만큼 미국 경제의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내 차 수요 둔화 폭은 크지 않을 것이며, 환율 문제도 엔고 효과가 원화 강세를 상쇄하면서 현대·기아차의 가격경쟁력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지난 상반기 사상 가장 높은 판매 성장률(26.2%)을 기록한 바 있다.
◇ 미국차 수요 둔화 폭 크지 않아 지난 7월 미국에서 팔린 차는 105만6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1.3%로 기대치(1.8%)를 밑돌아 소비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실물경제 위기는 예상 범위 안에 있는 만큼 특별한 이슈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0.9% 증가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자동차가 경기에 민감한 건 사실이나 미국 내 수요가 둔화돼도 큰 폭은 아닐 것"이라면서 "1988년, 2001년 등 예전 미국 금융위기때도 수요가 확 빠지진 않았으며 10월 신차가 쏟아져 나오면 회복세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경제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미국의 자동차 시장이 1300만대 수준은 될 것으로 예상했다. 1~7월까지 미국 시장 누계판매는 736만6000대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연내 105만7000대를 미국에서 판매하는 게 목표다.
◇원화보다 엔화 강세로 가격경쟁력 유지 미국 내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줄진 않는다 해도 달러화 약세 , 원화 강세가 수출 기업들에게 짐이 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적 위상 하락과 달러화 공급 확대가 지속되면서 달러화는 당분간 하락세를 면하기 어려울 전망. 그렇다면 대표적인 수출 기업인 현대·기아차는 어떨까. 최대식 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경기 위축이 심화되고 있지만 제품경쟁력에 대한 자신감과 일본차의 회복 속도 둔화, 원화보다 월등한 엔화강세 등으로 현대·기아차의 가격경쟁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평균 환율 전망을 1030원 정도로 재조정한 바 있다.
이항구 팀장은 "현대·기아차는 최악의 경우 1000원대까지 환율을 예상했지만 1060원선을 보이고 있다"면서 "엔고 사태가 더 큰 이슈이며 미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금리가 더 내려가면 차판매 할부금융이 싸지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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