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노조 "회사 매각에 외자 유입은 배제해야"

매각 관련 첫 공식입장 밝혀..6가지 전제 조건 제시
  • 등록 2011-08-02 오후 5:14:52

    수정 2011-08-02 오후 5:14:52

[이데일리 이승형 기자] 하이닉스반도체 노동조합이 최근 하이닉스 매각 추진과 관련, 첫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하이닉스(000660) 매각 대응을 위한 '하이닉스 반도체 노동조합 공동 대책위원회'는 2일 사측과 주식관리위원회, M&A(인수 및 합병)추진단에 보낸 공문을 통해 정치적 요인 개입 배제 등 6가지 매각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노조는 "하이닉스 지분 매각은 국가의 발전, 임직원의 발전, 첨단기술의 발전이라는 틀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임직원과 화합하고 소통하며 발전하는 틀 안에서 이루어 져야 할 것"이라며 "노동조합은 하이닉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어떠한 위협과 정치적 행태에 대해서도 강력히 차단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특히 ▲정치적 요인 개입 배제 ▲인수기업의 충분한 재무여력 ▲불분명한 외국자금 유입 배제 ▲고용안정 ▲하이닉스 정신과 가치를 왜곡하는 사적 요인 배제 ▲전 사원에 대한 매각 이익의 적정한 배분 등 6가지 매각 조건을 내걸었다.

노조는 이 가운데 한 가지 조건이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강경투쟁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미 지난 2002년 정치적 압력에 의한 미국 마이크론사로의 해외 매각을 저지한 경험이 있다"며 "하이닉스가 정치적 수단에 악용돼 우리의 뜻과 반하는 기업에 넘어가는 일이 절대 없도록 조합원의 명예를 걸고 공동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분명한 외자 유입에 따른 국부유출과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는 철저히 배제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하이닉스 인수를 놓고 경쟁중인 SK텔레콤과 STX 가운데 STX의 경우 중동 국부펀드와 공동으로 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노동조합이 사실상 SK텔레콤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노조측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 가운데 특정 기업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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