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CDO 악몽 벗어나나

심기일전 기회로…"영업력 강화·리스크관리 시스템 보강"
금융사 CEO 보신주의 우려도
  • 등록 2009-08-17 오후 3:33:15

    수정 2009-08-17 오후 3:39:20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우리금융그룹이 금융당국의 미국 파생상품 투자관련 제재 확정이후 분위기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타격을 입었던 이미지를 회복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보강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17일 "그동안 부채담보부증권(CDO)과 크레딧디폴트스왑(CDS) 투자 손실이 지속적으로 거론되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금융사 이미지에 타격을 받아왔다"며 "앞으로 심기일전해 내부적으로 시스템과 영업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미국 CDO, CDS 투자로 1조6000억원의 손실을 냈고 지난해 4분기 6년9개월만에 69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053000)는 우리은행을 포함해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의 경영약정(MOU)을 이행하지 못했다.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이 같은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우리금융그룹은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우리금융그룹 내부에서는 금융당국이 CDO, CDS 투자에 대한 제재안을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확정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제기됐던 책임논란이 일단락되면 논란에 따른 영업 영향과 이미지 훼손도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CDO, CDS 말만 나와도 두드러기가 날 정도였다"면서 "이미 관련 파생상품 손실을 90% 계상한 만큼 빨리 당국의 제재가 확정되고 논란이 끝나야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금융당국의 중징계 방침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의 보신주의(保身主義)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투자 행위가 결론적으로 손실이 난 것만 보고 중징계를 내린다면 소신있게 CEO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외부 변수에 따른 영향이 분명히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혹한 조치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전(前)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었던 황영기 KB금융(105560)지주 회장에 대해 직무정지에 상당한 제재를, 전 우리은행장이었던 박해춘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에 대해서는 주의적 경고 제재안을 마련했다. 이는 다음달 3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논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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