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방송통신)최시중-통신CEO, 나라걱정 했다는데···

2일 느닷없는 오찬 회동
KT 합병 등 민감한 시기, 민감한 참석자들..업계 이목 집중
방통위 애매한 설명에 궁금증 더 커져
  • 등록 2009-02-02 오후 3:36:01

    수정 2009-02-03 오전 8:47:30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방송통신위원장과 주요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2일 갑작스런 오찬 회동을 가졌다. 최시중 위원장과 이석채 KT(030200) 사장, 정만원 SK텔레콤(017670) 사장, 박종응 LG데이콤(015940) 사장은 오찬 회동 직전, 서로 손을 맞잡고 `화합`의 포즈를 취했다.
 
그러나 이 회동을 놓고 방송통신업계가 민감한 반응이다. 이들이 느닷없이 만난 시점이나 참석자 면면이 여러 분석이 나올 법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방통위는 회동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속시원하게 설명하지 않아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통신 3사 최고경영자들과 오찬 모임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이석채 KT 사장, 최 위원장, 박종응 LG데이콤 사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방통위에 따르면, 이번 회동은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새해들어 `소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하지만 지금은 KT-KTF 합병을 놓고 이해당사자간 `찬성과 반대 의견을 내놓고` 혈투를 벌이고 있는 민감한 시기다. 최시중 위원장과 통신업계 CEO들은 이미 지난달 9일 방송통신업계 신년하례식에서 만나 `소통`했다. 때문에 합병 이슈가 민감하게 떠오른 시점에 최시중 위원장이 이해당사자들을 불러 모은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고 있다.
 
참석자도 흥미롭다. 참석 업체는 유선통신만도 아니고, 무선통신만도 아니다. 굳이 해석한다면, KT-KTF 합병과 관련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중 대표 CEO들을 불렀다. KT그룹의 이석채 KT 사장, SK통신그룹의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LG통신그룹의 박종응 LG데이콤 사장이다. KT·SK텔레콤과 달리 LG데이콤이 LG 계열 대표 통신업체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박종응 사장이 정일재 LG텔레콤 사장보다 선임인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궁금증은 `오찬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을까`로 귀결된다.

최 위원장은 그러나 이날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오찬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통신 CEO들과) 잘 하자고 다짐했다"면서 말을 아꼈다. 이석채 KT 사장은 "오늘 모임에서 나라 걱정을 주로했다. 미안하다"며, 설명하길 꺼렸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도 "최시중 위원장이 이번주 유럽방문을 하게 되니, 주로 나라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KT-KTF 합병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이 KT-KTF 합병반대를 전면에서 주장하고 있지만, 수장끼리 만나서까지 싸우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오늘 오찬 모임은 배석자 없이 이뤄졌다. 때문에 당사자들 이외엔 정확한 대화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주 갑작스럽게 최시중 위원장으로부터 약속을 통보받은 만큼, 단순한 상견례나 국가경제 걱정만 했던 한가로운 자리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시중 위원장이 KT-KTF 합병문제와 통신사 투자활성화, 주파수 재분배 등에 대해 하고픈 얘기가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관련, 업계 관계자는 "최시중 위원장이 직접적으로 KT-KTF 합병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국가경제를 걱정하면서 전달하고픈 메시지가 있었을 것"이라며 "발언 자체보다는 의미해석이 더 중요한 자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유선통신사나 무선통신사 CEO끼리 모인 자리도 아니고, 마치 KT진영과 합병에 반대하는 SK·LG통신진영 대표자들간에 모인 분위기였다"면서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방통위원장 의중 하나하나를 신경쓸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 민감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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