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음주운전 신고에 다리서 투신 난동…필사의 저지

  • 등록 2021-10-22 오후 2:10:22

    수정 2021-10-22 오후 2:10:22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음주사고를 낸 운전자가 상대 운전자가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10미터 높이의 다리 난간에서 투신 소동을 벌였다. 이에 사고를 당한 피해 차주는 되려 운전자의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해 그를 필사적으로 붙잡으며 도움을 요청했다.

22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 따르면 지난 20일 ‘다리에서 뛰어내려 죽겠다는 사람, 허리띠를 붙잡고 경찰이 올 때까지 버텼습니다’란 제목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제보자에 따르면 사건은 15일 오후 7시쯤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발생했다. 이날 퇴근길에 오른 운전자 A씨가 경북 구미대교를 지나던 중 갑자기 뒤에 오던 차량이 그의 차량을 들이받았다. 알고보니 뒤차 운전자 B씨는 술을 마신 상태였고, A씨는 그 자리에서 경찰에 신고했다.

(사진=유튜브 ‘한문철TV’ 캡처)
(사진=유튜브 ‘한문철TV’ 캡처)
이에 B씨는 돌연 10미터 높이의 다리 난간에 한쪽 다리를 걸친 채 투신 소동을 벌였다. A씨가 자신을 음주운전으로 신고했단 이유에서였다.

B씨의 극단적 선택 시도에 놀란 A씨는 손가락 등을 다친 상황에서도 달려가 필사적으로 그를 붙잡았고, 지나가는 차량에 손을 흔들고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멈춰서는 차량은 없었다. 뒤늦게 한 여성 운전자가 다가와 경찰에 재차 신고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는 10~15분이 걸렸다. A씨는 “아픈 것도 잊은 채 살려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면서 “힘이 빠져 그를 놓쳤거나 같이 떨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사고 접수 등 상황에 대해서는 “보험 접수도 안 해주고 형사합의금, 대물, 대인까지 400만 원에 합의하자고 한다”면서 “차 수리비만 250~300만 원 나올 것 같아 합의 의사가 없다고 말하니 상대방은 실형 몇 개월 살면 된다고 하고는 연락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문철 변호사는 이 사건에 대해 “상대 운전자가 강으로 떨어져 사망했으면 A씨는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뻔했다”면서 “A씨를 도와준 여성 운전자의 용기가 고맙다. 따뜻하고 살만한 세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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