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가운을 입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로봇동아리 학생 강사가 프로젝터 영상을 보며 설명하자 10여명의 아이들은 하나라도 놓칠새라 숨죽여 경청했다. 실제로 제작한 미션수행 로봇 ‘로보노바’를 보여주며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특정 부품을 사용했을 때 어떤 식으로 로봇이 작동하는지 등을 보여주자 간간이 “우와~”하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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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과학관 무한상상실은 과학관 내에서도 최근에 지어진 창의나래관 1층과 3층에 각각 161㎡와 296㎡의 규모로 위치해 있다. 1층에 들어서면 작은 북카페처럼 꾸며진 아이디어샘터가 맞이하는데, 곳곳에 자리잡은 서가에는 의자가 하나씩 놓여있다. 이는 가족끼리 함께 모여 단순히 이야기를 하는 공간이 아니라 혼자 책을 읽고 사색하고,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안쪽에 위치한 아이디어 토론방에선 강좌를 듣고 배운 내용을 토대로 각종 공구를 사용해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학생들의 눈길을 가장 많이 끄는 건 단연 3D프린터를 사용해볼 수 있는 IT-팹랩(Fablab)이다. 이곳에는 국내 업체에서 생산한 3D에디슨 2대와 메이커봇 제품 1대, 3D시스템즈 제품 1대 등 3D프린터 4대와 제품 스캔에 사용되는 3D스캐너 2대, 레이저커터, CNC조각기, 함수발생기, 오실로스코프 등이 구비돼 있다.
주말마다 4주 코스로 진행되는 로봇 강좌도 IT-팹랩에서 진행되는데, KAIST 로봇동아리 학생들은 두달 전부터 이곳에 와서 미리 3D스캐너와 3D프린터를 활용해 로봇 부품을 만들어 제작하고 있다. KAIST 3학년에 재학 중인 이경섭(21) 군은 “현재 제작 중인 로봇의 경우 전체 부품의 70~80% 정도를 3D프린터로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부품을 저렴한 값에 만들 수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과학관 무한상상실은 주변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인접해있다는 특징을 활용, 출연연 R&D 연구과제와 연계한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개소식에 참여한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항우연 내에도 삼축가공기와 레이저커팅머신, 고급 3D프린터 등을 갖춘 다빈치랩을 문을 열 예정”이라며 “앞으로 다빈치랩과 연계해 무인항공기 개발 등에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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