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우리증권, 극한대결 내막은?

한국증권, 부동산 익스포저 급증..매입약정 떠넘기기
우리증권, 순자본비율 관리차원..종금업 만료도 부담
  • 등록 2009-06-26 오후 4:10:20

    수정 2009-06-28 오후 4:19:58

[이데일리 이학선 김유정기자] 신용을 기본으로 하는 금융회사가 자신들의 평판에 흠집을 남길 수 있는 소송까지 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005940)이 극한 대결로 치닫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뭘까. 내막은 이렇다.

◇ 한국증권, 공격적 영업에 `덜미`

한국증권은 국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시장의 30% 이상을 주선할 정도로 공격적인 부동산금융업무를 수행해왔다. 당연히 리스크가 확대됐다.

지난해말 현재 한국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단기매매증권 중 기업융통어음은 4190억원. 이 가운데 상당수가 가좌마을·에스디제일차·일산탄현제이차 등 건설사 유동화증권이다. 지난해 하반기 건설사들의 부실위험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팔리지 않아 내부에 쌓아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리스크 축소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한국증권이 이번에 문제가 된 `운양제일차` 주간사를 맡으면서도 매입약정을 우리증권에 수수료까지 지급하며 넘긴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건설사 구조조정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리스크 확대는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한국증권은 지난해 리먼브러더스로 인해 약 1260억원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올해 3월말에는 단기매매증권 중 기업융통어음이 128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말부터 올해 3월말 사이에 보유한 기업어음 중 일부를 팔거나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해 약 2910억원 가량 줄였다. 하지만 가좌마을에 대해 1570억원 규모의 매입약정을 제공하고 있는 등 여전히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큰 편에 속한다.

증권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한국증권의 프로젝트금융본부는 업계에서도 공격적 영업을 하기로 유명한 곳"이라며 "워낙 많이 다루다보니 부담이 커졌고, 이에 따라 조금이라도 부실화될 위험이 있으면 털어내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우리증권, 종금업만 아니었다면…

우리증권도 부동산 리스크가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끝내 한국증권과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도 부실자산에 대한 익스포저를 조금이라도 줄여야한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우리증권이 `운양제일차` 매입을 할 수 없다고 한 시기는 지난해 4분기다. 당시 우리증권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370~380% 수준으로 국내 증권사 평균이 490~530%를 한참 밑돌고 있었다. NCR은 증권사들의 재무건전성 지표로,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즉 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과 비슷하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증권으로선 위험자산을 줄여 NCR을 끌어올리는게 시급한 과제였다. 원래 만기가 1년인 `운양제일차`를 6개월 만기로 사기로 한 것도 익스포저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 컸다.

게다가 `운양제일차`를 산 곳은 올해 10월 라이센스가 만료되는 종금사업부다. 종금업 만료전까지 자산을 회수하지 못하면 NCR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종금업 위험자산은 NCR 계산시 증권계정에 비해 차감이 덜되기 때문에 그 전에 자산회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NCR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증권이 매입약정을 이행할 수 없다고 한 것도 종금업무 만료와 관계가 있을 것"이라며 "올해 10월전까지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자산인수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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