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행복주택, 지연원인 알고 보니 ‘땅값’ 때문(?)

박근혜정부 핵심 주택공약, 공기업간 갈등으로 표류 위기
토지점용료 부담, 입주자에게 월 수십만원 전가될 수도
  • 등록 2013-11-01 오후 3:20:16

    수정 2013-11-01 오후 3:39:49

[이데일리 김경원 기자] 박근혜정부 핵심 주택공약인 행복주택 사업의 지연원인이 땅값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기춘 민주당 의원은 1일 행복주택 사업은 주민반대뿐 아니라 시행 주체 공기업간 토지점용료 다툼과 이를 중재하지 못하고 있는 국토부 탓에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기춘 의원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도유휴 부지를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대여하면 50년간(일반 공공임대주택 비교 추산) 토지점용료를 내야 한다. 현행 철도시설 점·사용료 산정기준에는 감정평가액의 5%(지상건축부지)를 내도록 돼 있어서다.

코레일은 5% 점용료를 최대 50%까지 감면해 2.5%로 정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류지구 사례를 보면, 이곳의 감정평가액은 1200만원이다. 사업자인 LH는 연 2.5%씩 매년 30억원을 코레일에 내야 한다. 결국 50년간 납부해야 할 토지점용료(1500억원)가 감정평가액을 넘기게 된다. 입주예정인 1500가구는 매년 200만원(월 16여만원)의 임대료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철도부지에서 준주거용지로 지목이 변경됐을 때다. 공시지가가 2~3배 오르면서 LH가 부담하는 토지점용료도 증가한다. 그러면 가구당 임대료는 최대 연간 600만원(월 48만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

LH는 높은 건축비에 토지점용료까지 내면 세입자 부담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무상사용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코레일은 용산사업 실패 등 18조원이 넘는 부채 상황에 직면해 있어 토지점용료 면제는 불가능하다며 맞서는 형국이다.

박기춘 의원은 “행복주택은 부지를 매입해 건설하는 것보다 토지사용료 부담이 더 커지는 기형적인 구조”라며 “높은 건설비에다 토지점용료까지 고려하면 반값 임대료로 행복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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