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채권단 "현대그룹,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 제한 안둔다"

현대그룹과 MOU체결 위해 당근책 제시 예정
양측간 갈등 해소 실마리 마련 여부 주목
재무구조 개선-M&A 병행 가능할지 미지수
  • 등록 2010-06-30 오후 2:29:13

    수정 2010-06-30 오후 3:36:54

[이데일리 정영효 민재용 기자] 현대그룹이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맺더라도 하반기중 진행될 현대건설(000720) 인수전에는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채권단은 현대그룹과 조속히 MOU를 체결하기 위해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시도 자체에 대해 제한을 두지 않는 당근책을 제시할 방침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004940)을 비롯한 14개 채권단은 이날 오후 3시 외환은행 본점에서 전체 채권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논의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MOU 체결을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가 MOU 체결 이후 현대건설 인수전에 나서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며 "이날 회의를 마친 뒤 현대그룹측에 MOU 체결시한 연장과 함께 M&A 시도에 대한 제한을 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MOU 체결을 둘러싼 채권단과 현대그룹간 갈등이 해소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관계자도 "현대건설 M&A는 기본적으로 국내외 모든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개경쟁입찰방식"이라며 "현대그룹의 입찰 참여를 제한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채권단의 당근책이 실제 현대그룹과의 MOU 체결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일반적으로 MOU를 맺은 기업은 채권단으로부터 부채비율 감소, 자산 매각 등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요구받기 때문에 기업의 덩치를 불리는 M&A에 나서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현대그룹측이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만 되면 기업이 뭘하든 채권단도 상관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M&A를 하게되면 다시 차입을 해야하는 등 기업의 재무구조가 악화되기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과 M&A를 병행하기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지난 4월 현대그룹을 재무구조 약정 대상기업으로 선정한 후 약정 체결시한을 두차례나 연장하며 현대측에 MOU 체결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반면 현대그룹은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그룹의 주력사업인 해운업에 대한 이해없이 현대그룹을 약정체결 대상으로 선정했다며 주채권은행 변경과 MOU체결 불가 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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