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자녀 위장취업, 탈세 의혹으로 확산

이명박, 자녀 위장취업 사실 인정해 관련 세금 뒤늦게 납부
"도둑질하고 물건 돌려주면 죄 없어지나" 비난 쏟아져
  • 등록 2007-11-14 오후 5:04:02

    수정 2007-11-14 오후 5:47:56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자녀 위장취업 논란이 탈세 의혹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 후보가 자신의 해명과는 달리 자녀들이 이 후보 소유 빌딩에서 근무를 하지 않은 정황을 감안해 4300만원의 관련 세금을 일괄 납부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 통합신당 "국세청, 세무조사 하라" 압박

통합신당은 14일 이 후보 자녀의 위장취업과 임대소득 세금 포탈에 대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요구하는 '조사촉구요청서(탈세제보서)'를 국세청에 제출했다.

통합신당은 요청서에서 "이 후보가 자녀 월급 명목으로 누락한 소득신고액은 8800만원으로 이는 친·인척을 유령직원으로 올려놓고 수익을 줄이는 대표적인 탈세수법"이라며 "이런 행위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른 조세포탈 행위로 세무조사를 통해 탈루세액을 확정한 뒤 신속하게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합신당은 또 "이 후보가 운영하는 부동산 임대 사업장 3곳의 2004∼2006년 소득신고서에 따르면 필요경비가 최고 76.3%에 이른다"며 "국세청 표준 필요경비율이 33.5%인 점을 감안하면 필요경비를 과다계상해 탈세를 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신당은 이 후보 소유의 빌딩에서 실제 근무하지 않은 자녀 월급을 지급한 것은 증여세 탈루에 해당한다고 주장해왔다. 여기에 이 후보 소유의 빌딩 3곳의 경비를 과다하게 계상해 결과적으로 탈세를 했다는 새로운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강기정 의원은 이날 국회브리핑에서 "이 후보 소유 빌딩 401호가 임대로 나와 있어 조건을 확인해보니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가 100만원, 관리비가 110만원에 달했다"며 "관리비 등 필요경비를 과다하게 책정해 소득을 축소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강의원은 "임대료 보다 관리비를 더 많이 받는 것은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인 탈세 수법으로 이 후보는 국세청 세금신고자료, 임차인과의 계약서, 임대료 수입자료 등을 공개하고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이명박 "자녀들 건물관리회사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해 세금 정리"

이와 관련 이 후보는 지난 13일 미납한 세금 4300만원을 국세청에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13일 오후 5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종합소득세와 주민세에 대해 종로세무서에 수정 신고를 한 후 이를 납부했다"며 "추가 납부한 금액은 종합소득세 3994만5490원 주민세 399만4830원 등 총 4393만310원"이라고 밝혔다.

나 대변인은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딸 아들 모두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해 세금을 정리했다"며 "증여세 부분은 계산해 내일 납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도둑질하고 물건 돌려주면 죄 없어지나"

이 후보의 이런 행동이 오히려 탈세 의혹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최재성 공보부대표는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는 딸의 경우에는 실제 근무를 했으나 유학을 간 1년동안 서류정리를 못해서 실수한 것이라는 취지로 직접 해명을 했다"며 "그런데 오늘 2006년 분까지 세금을 냈다. 그렇다면 탈세를 기도한 행위를 인정했다는 것이고 이 후보의 직접 해명 또한 거짓말이었음이 결과적으로 입증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낼 필요가 없는데 낸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딸이 근무하지 않았다는 것을 자인한 건지 분명히 해야 한다"며 "불법이나 비도덕 행위를 저질러 놓고 몇푼 푼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을 한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민주노동당 선대위 박용진 대변인도 "돈을 모두 냈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도둑질하고 나서 들키면 사과하고 물건 돌려준다고 죄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세청과 검찰은 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자녀들의 위장취업 의혹이 제기되자 "아들이 유학을 다녀와 취직하려는 것을 선거중이라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돼 잠시 건물을 관리하고 있으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또 "딸도 결혼 한 뒤 별다른 직장이 없어서 집안 건물 관리를 도와 생활비에 조금이나 보탬이 되는 정도의 급여를 줬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당시 "본인의 불찰로 꼼꼼히 챙기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지만 위장 취업은 아니라는 식으로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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