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주' 90분대 주파할 호남고속철도 미리 타보니

흔들림 적고 좌석 배치 및 승객 편의성 우수
앞좌석과 거리 충분, 전기 콘센트 전좌석 설치
오는 3월 개통 앞두고 막바지 시험 운행 한창
  • 등록 2015-01-15 오전 11:00:00

    수정 2015-01-15 오전 11:19:39

△서울 용산역과 광주송정역을 90분대에 연결할 호남고속철도가 오는 3월 개통된다. 호남고속철도에 도입될 팥죽색의 신형 KTX열차. [사진=한국철도시설공단]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호남선 KTX 고속열차를 직접 타보면 기존 ‘KTX-산천’보다 안락하고 소음과 흔들림이 적다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강영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지난 14일 오전 9시 45분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KTX오송역 1·2번 승강장 안은 오는 3월 호남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1·2번 승강장과 약 2m 높이 가림막을 사이에 둔 3·4번 승강장에는 서울과 부산으로 향하는 경부선 상·하행선 KTX 열차들이 굉음을 내며 쉴새없이 오갔다. 잠시 후 지붕과 상부가 팥죽색을 띤 길고 날렵한 유선형의 KTX열차 한대가 “빵”하는 기적소리를 내며 1번 승강장으로 서서히 미끄러지듯 들어섰다. 팥죽색은 악귀를 물리쳐 재난을 막아준다는 전통적 의미가 있어 외관 색상으로 결정됐다. 이 신형 KTX(가칭 ‘KTX-Ⅱ’)가 3월부터 호남고속철도에 투입, 서울 용산역~광주송정역 구간(303.7㎞)을 93분에 주파하게 된다.

열차 흔들림 줄고, 객실 편의성 향상

신형 KTX의 객실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자 좌석 간격이 상당히 넓어진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KTX는 좌석 받침대를 아래에서 위로 뽑는 형태였지만, 신형은 비행기 좌석처럼 위에서 아래로 내리도록 해 약 5㎝ 공간을 더 확보했다. 덕분에 무릎이 앞좌석에 닿지 않았다. 또 모든 좌석 아래에는 노트북이나 충전기 등을 연결할 수 있는 전기 콘센트를 설치, 이동 중에도 업무를 볼 수 있게 배려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오전 10시 2분 열차가 오송역을 출발할 때 약간의 진동이 있었지만 곧 흔들림은 사라졌다. 시속 300㎞에 도달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8분. 차창 밖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을 보지 않고는 급격한 속도 변화를 몸으로 느낄 수 없었다. 열차가 평지를 지나는 구간에서는 객차 내 소음이 들리지 않았으나 터널 구간에서는 옆 사람 목소리를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러웠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천장 부분에 흡음제를 보강했지만 지형 조건에 따라 다소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열차는 출발 이후 30여분간 시속 280~300㎞정도를 유지하면서 달리다가 오송역을 출발한 지 49분만인 오전 10시 51분 광주송정역에 도착했다.

개통 후 서울~광주 1시간대 생활권

호남고속전철은 1987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으로, 28년만인 오는 3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총 8조 3529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현재 98%의 공정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 노선이 운행에 들어가면 현재 2시간이 걸리는 ‘오송~광주송정’ 구간을 단 54분이면 오갈 수 있게 됐다. 서울과 광주가 1시간대 생활권으로 묶이게 된 것이다.

직선화를 통해 기존 노선(216.2㎞)보다 33.9㎞가 단축되는 오송~광주송정 구간에는 공주·익산·정읍·광주송정역 등 4개역이 새로 들어선다. 신형 KTX열차는 22편성(1편성 10량)으로 현재 KTX-산천보다 좌석 수가 47석 늘어난 410석이 배치된다. 그만큼 수송 능력도 향상되는 것이다.

강영일 이사장은 “호남고속철도는 그동안 민·관 합동으로 수많은 평가를 거쳐 400여개의 크고 작은 문제점들을 발견해 성능을 꾸준히 끌려올려 왔다”며 “경부고속철도와 함께 우리나라 양대 축을 이루는 노선인 만큼 개통 이후에도 안전 문제만큼은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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