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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전 9시 45분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KTX오송역 1·2번 승강장 안은 오는 3월 호남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1·2번 승강장과 약 2m 높이 가림막을 사이에 둔 3·4번 승강장에는 서울과 부산으로 향하는 경부선 상·하행선 KTX 열차들이 굉음을 내며 쉴새없이 오갔다. 잠시 후 지붕과 상부가 팥죽색을 띤 길고 날렵한 유선형의 KTX열차 한대가 “빵”하는 기적소리를 내며 1번 승강장으로 서서히 미끄러지듯 들어섰다. 팥죽색은 악귀를 물리쳐 재난을 막아준다는 전통적 의미가 있어 외관 색상으로 결정됐다. 이 신형 KTX(가칭 ‘KTX-Ⅱ’)가 3월부터 호남고속철도에 투입, 서울 용산역~광주송정역 구간(303.7㎞)을 93분에 주파하게 된다.
열차 흔들림 줄고, 객실 편의성 향상
신형 KTX의 객실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자 좌석 간격이 상당히 넓어진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KTX는 좌석 받침대를 아래에서 위로 뽑는 형태였지만, 신형은 비행기 좌석처럼 위에서 아래로 내리도록 해 약 5㎝ 공간을 더 확보했다. 덕분에 무릎이 앞좌석에 닿지 않았다. 또 모든 좌석 아래에는 노트북이나 충전기 등을 연결할 수 있는 전기 콘센트를 설치, 이동 중에도 업무를 볼 수 있게 배려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열차는 출발 이후 30여분간 시속 280~300㎞정도를 유지하면서 달리다가 오송역을 출발한 지 49분만인 오전 10시 51분 광주송정역에 도착했다.
개통 후 서울~광주 1시간대 생활권
직선화를 통해 기존 노선(216.2㎞)보다 33.9㎞가 단축되는 오송~광주송정 구간에는 공주·익산·정읍·광주송정역 등 4개역이 새로 들어선다. 신형 KTX열차는 22편성(1편성 10량)으로 현재 KTX-산천보다 좌석 수가 47석 늘어난 410석이 배치된다. 그만큼 수송 능력도 향상되는 것이다.
강영일 이사장은 “호남고속철도는 그동안 민·관 합동으로 수많은 평가를 거쳐 400여개의 크고 작은 문제점들을 발견해 성능을 꾸준히 끌려올려 왔다”며 “경부고속철도와 함께 우리나라 양대 축을 이루는 노선인 만큼 개통 이후에도 안전 문제만큼은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