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자살투신 1위 다리’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마포대교를 9월말부터 인터랙티브(interactive)형 스토리텔링 다리로 조성해 자살률을 낮추겠다고 31일 밝혔다.
김병하 서울시 도시안전실장은 “다리 곳곳에 센서가 설치돼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조명과 메시지가 보행자를 따라 반응하며 대화·교감하게 된다”며 “쌍방이 소통하는 형태의 투신방지 안전시설을 도입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자살방지 대책은 SOS 긴급 상담전화, 투신사고 관제시설 설치 등 물리적 방법을 주로 사용했다. 최근 시민단체들은 “안전망 등 물리적 시설물 설치는 자살의 장소만 바꿀 수 있을 뿐 근본적인 자살방지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새로운 대안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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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혹시, 지금 보고 싶은 사람 있어요? 그냥 머릿속에 툭 떠오르는 사람. 친구도 좋고, 가족도 좋고,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려보세요. 눈, 코, 입, 웃음소리… 잘 기억이 나나요? 생각만 하지 말고 한번 보고 오는 건 어때요? 지금 가서 한번만 다시 보고 와요”와 같은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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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업은 민간기업인 삼성생명이 아이디어를 내고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등 운영 전반을 협조했다. 설치비용(1년 유지·운영비 포함)은 약 5억원이다.
시는 내년 9월까지 1년간 시범운영을 통해 투신사고율이 감소하는 등의 성과가 있을 경우 다른 교량으로 확대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최유경 한국자살예방협회 팀장은 “직접적으로 자살이라는 용어를 언급하지 않고 개인에게 따뜻한 관심을 나타내는 메시지를 통해 감성적인 접근을 한 것은 의미가 있다”며 “자살 시도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도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등 캠페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최 팀장은 다만 “이로 인해 투신자살이 감소할 것이라고 연결지어 말하긴 어렵다”며 “교량 위 SOS 긴급상담 전화 위치를 안내한다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들이 병행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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