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M&A 앞에서 고개숙인 롯데

오비맥주·대우인터·대한통운 이어 하이마트 고배
"가격 안맞으면 인수안해"..인수합병 의지는 여전
  • 등록 2012-06-25 오후 3:12:40

    수정 2012-06-25 오후 3:12:40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롯데그룹이 가전양판점의 대어(大魚) 하이마트(071840)를 눈앞에 두고 분루(憤淚)를 삼켰다.

롯데가 하이마트를 인수하면 양사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증권가의 기대가 쏟아졌지만 롯데는 냉담했다. 가격을 올려달라는 매각자 요구에 "이미 써낸 가격이 적정가격"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 결과 하이마트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넘어갔다.

가격이 맞지 않으면 사지 않는다는 롯데의 인수합병(M&A) 철학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롯데가 대형 M&A 에서 고배를 마신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 대형M&A 번번이 고배 

지난 2009년 오비맥주 인수전에선 사실상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임에도 롯데는 가격을 이유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 롯데는 "2조원이 넘으면 사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결국 오비맥주는 미국의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라이츠로버츠(KKR)가 가져갔다. KKR은 치밀한 인수전략 끝에 사실상 2조원이 안되는 금액으로 오비맥주를 사들여 지금은 맥주시장 1위로 키웠다. 롯데로선 뼈아픈 결과다.

이듬해 롯데는 대우인터내셔널(047050)을 놓고 포스코와 인수경쟁을 벌였으나 고배를 마셨다. 롯데는 포스코보다 2000억원 적은 3조2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 운영권을 보유한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면 시너지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내부 기대가 있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가장 최근 M&A에서 손을 뗀 사례로는 대한통운(000120) 인수전을 꼽을 수 있다.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가 많은 유통업체임에도 유통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물류사업이 취약했던 롯데는 대한통운 인수에 의욕을 가졌으나 입찰을 포기했다. 대한통운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치솟는 상황에서 롯데가 범(凡) 삼성가 싸움에 휘말리기를 꺼렸기 때문이라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 확장의지는 변함없어

그렇다고 롯데의 M&A가 실패로 얼룩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너무 많은 M&A로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롯데는 몸집 불리기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현재 롯데는 오는 2018년까지 그룹 매출을 200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연평균 16% 이상 성장해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로, 롯데 입장에서 M&A는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

지난 2010년 이후만 해도 롯데는 바이더웨이(2740억원), GS스퀘어 및 GS마트(1조3400억원), CS유통(2450억원), 그랜드백화점(1540억원) 등 크고 작은 M&A를 성사시켰다. 해외에선 말레이시아 석유화학업체 타이탄(1조5000억원)을 인수하며 영토확장을 가속화했다. 이런 식으로 롯데가 국내외 기업인수에 쏟아부은 금액만 최근 5년간 6조원이 넘는다.

오는 29일 예정된 웅진코웨이 본입찰에서 롯데의 행보가 주목되는 것도 그간 M&A 시장에서 보인 롯데의 저력이 만만치않기 때문이다. 현재 웅진코웨이 가격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M&A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가격이 비싸면 안산다는 게 롯데의 원칙이지만, 이를 바꿔말하면 가격만 적정하면 롯데로선 M&A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가 된다"며 "롯데가 웅진코웨이 인수전에서 쉽게 발을 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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