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반도체 담당 업종 애널리스트의 말이다. 이 애널리스트뿐만 아니다.
지난 15일 디지타임스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엘피다가 애플로부터 생산량의 50%에 달하는 대규모 모바일 D램을 주문받았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들어가는 모바일 D램은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도 공급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탁월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는 국내 업체에 큰 소식은 아니라고 여겼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다음날인 16일 뒤늦게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낙폭을 키우기 시작해 결국 6.18%와 8.89% 급락했다.
이에 전날 오후부터 17일까지 증권사들은 엘피다 관련 소식은 국내 반도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보고서를 일제히 내놨다. 먼저 애플의 모바일 D램 수요량의 50%를 엘피다가 공급한다는 소식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지타임스의 예측 보도를 보면, 엘피다가 생산하는 모바일 D램 중 현저히 미달하는 수량을 애플에 공급하는 것처럼 돼 있지만, 지난달에도 엘피다의 전체 모바일 D램 생산량 중 45%가 애플에 공급됐다"고 말했다.
그는 "엘피다가 애플로의 공급을 하반기에 50%까지 확대해도, 현재 모바일 D램 공급업체 사이의 애플 내 점유율에는 큰 변화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선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D램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수급 자체가 상당히 타이트한 상황"이라면서 "특히 삼성전자는 갤럭시S3와 갤럭시 노트 등 D램 장착량이 많은 하이엔드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자체 수요 충당도 바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증권사들의 뒤늦은 설명에 반도체주에 대한 충격은 크게 완화된 분위기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57% 내린 122만3000원에, SK하이닉스는 6.29% 반등한 2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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