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을 촬영해 공유한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과 유사한 ‘고담방’ 운영자 일명 ‘와치맨’ 전모(38) 씨가 형량을 줄이기 위해 피해 여성들에게 합의를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 텔레그램 ‘고담방’ 운영자 ‘와치맨’, 피해 여성들에 합의 시도 (사진=YTN 뉴스 캡처) |
|
지난 1일 YTN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해 9월 다른 음란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전씨는 “죄를 참회한다”며 재판부에 반성문을 13차례나 제출했다.
그러나 전씨는 재판이 열리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말, 피해자들에게 “300만 원에 합의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여성들은 반성 없는 전씨의 제안에 분노를 표했다. 피해자 A씨는 “금액을 떠나 합의를 시도한 것 자체가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
변호인도 “이런 합의 시도는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합의 요청이 들어온 사실을 알리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말했다. 미성년자인 피해자 B양은 “다시 합의 요청이 들어오면 알리지도 말라”며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성 착취 영상을 유포한 범죄자들이 자신들의 범행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19일 전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구형했으나, 디지털 성 착취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커지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거세지자 뒤늦게 보강 수사에 나섰다. 전씨에 대한 1심 선고 일자는 오는 9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