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양대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인 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중형 디젤세단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3월 가장 많이 판매된 수입차 모델 1~2위는 중형 디젤 세단인 BMW 520d(977대)와 벤츠 E220CDI(645대)였다.
특히 벤츠 E220CDI의 판매증가가 두드러졌다. 부동의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BMW 520d는 지난해 수입차 중 가장 많은 7845대가 판매된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반면 벤츠 E220CDI는 지난해 판매가 2106대 수준이었고 올 1~2월에도 월평균 250대에 그쳤었다. 3월엔 평소보다 3~4배 늘어난 셈이다.
이는 벤츠코리아가 그 동안 BMW코리아에 뒤져 온 중형 디젤세단 시장에서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벤츠코리아는 3월 들어 중형 E-클래스 전 차종에 3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내걸었다. 또 한성자동차 등 각 딜러사별로 별도 프로모션을 내걸며 총공세를 펼쳤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벤츠의 첫 4륜구동 디젤 세단인 E250CDI도 출시하며 E-클래스 라인업을 확대하기도 했다. 벤츠의 프로모션 공세는 하반기 신모델 출시 전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BMW코리아와 치열한 1위 경합을 해 오던 벤츠코리아는 ‘디젤’이라는 트렌드 변화를 쫒지 못해 BMW에 한발 뒤졌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벤츠의 주력 차종은 가솔린 모델인 E300이었다.
이로 인해 1위 BMW코리아와의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지난해 BMW코리아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20.9% 늘어난 2만8152대인데 비해, 벤츠코리아는 2만389대로 4.4% 늘어나는데 그쳤다. 나란히 1~2위를 차지했지만 판매량 격차는 8000대까지 벌어졌다.
| 벤츠 E클래스(좌)와 BMW 5시리즈(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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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양사의 판매량 격차는 3월 들어 줄어드는 추세다. BMW코리아는 3월 전년동월대비 14.2% 늘어난 2924대를 판매했고, 벤츠코리아는 같은 기간 2122대를 판매해 BMW보다 높은 21.5%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벤츠코리아는 지난 2월에 비해 1.5배의 판매성장세를 보였다.
양사의 경쟁은 하반기에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BMW 5시리즈는 오는 9월, 벤츠 E-클래스도 하반기 각각 3~4년 만의 신모델(부분변경모델)이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추격자 입장에 선 E-클래스는 디젤을 주축으로 높은 연비를 자랑하는 블루텍 하이브리드 모델 등 라인업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브리타 제에거 벤츠코리아 사장은 “올해 판매순위 2위 수성 목표달성에 노력하겠다”면서 “하반기 뉴 E-클래스를 투입하면 (BMW와의) 경쟁상황이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