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과 남편이 무슨 상관?” 여성들, ‘축소 수술’에 눈 돌리는 이유

美서 가슴 축소 수술받는 30세 미만 여성 증가
“가슴 크면 종종 수치스러운 일 겪어” 호소
전문가 “남성들 시선도 변해야 진정한 해방”
  • 등록 2024-09-28 오후 11:45:49

    수정 2024-09-28 오후 11:45:49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최근 달라지는 미의 기준에 따라 사회적 시선에서 벗어나 가슴 축소 수술을 받는 미국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게티이미지)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해 기준 7만 6000명 이상이 유방 축소 수술을 받는다. 이는 2019년 이후 64% 급증한 수치로, 특히 30세 미만 여성들 사이에서 급증했다.

유방 확대 수술을 받는 인구가 매년 30만 명 이상으로 여전히 많지만, 여성의 가슴이 남성들의 시선에서 끝없는 평가와 비판의 대상인 것에 대한 피로도가 커지고 있다고.

축소 수술을 받는 여성들은 큰 가슴 때문에 겪는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호소했다. NYT는 한 여성의 사연을 전하며 “가슴이 크면 끊임없이 남성들의 관심을 받고 학교에서 종종 수치스러운 일을 겪는다”고 밝혔다.

또 운동할 때에도 스포츠 브래지어를 입고 수영복을 입어야 하는 것에서 불편을 겪으면서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는다고 전했다.

지난해 호주 연구진은 영국성형외과협회(BAPRAS)의 학술지를 통해 가슴이 너무 큰 여성은 운동에 소극적이지만 유방축소 수술을 받게 되면 운동 의지와 운동량이 늘어나고 생활 습관이 건강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게다가 큰 가슴은 등, 목, 어깨 등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체력을 떨어트리기도 한다.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의 70% 이상이 자신이 가슴 크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애틀랜타에서 노동 운동가로 일하는 티파니 데나 로프틴은 “가슴이 커지는 것은 나쁜 것이라는 생각, 이런 종류의 낙인을 가지고 있었다”며 “가슴이 커지자 부모로부터 ‘성관계를 했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이 아님에도 스스로는 수치심을 느껴야 했다며 자신의 몸에 대한 관심은 “모두 나쁜 관심”이었다고 떠올렸다.

NYT는 이처럼 여성들의 축소 수술에 눈을 돌리는 것에 대해 “전통적으로 섹시하다고 생각해왔던 것보다 자신의 편안함과 독립성을 우선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매해 가슴 축소 수술 인구가 늘고 있음에도 여전히 남성들의 불편한 시선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여성도 축소 수술에 대해 남성 의사와 이야기를 나눴다가 “당신의 남편이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는 “이게 내 남편과 무슨 상관이냐”고 따졌다며 여전히 남성의 시선에 맞춰진 현실을 전했다.

유방에 관한 사회과학 서적을 출간한 사회학자 사라 손튼은 NYT를 통해 남성들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외모에 신경 쓰지 않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여성이 진정으로 해방되려면 남성들이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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