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분으로 '그룹 장악'..순환출자는 5년새 급증

5년새 신규 순환출자고리 69개 생겨.."대책 마련 시급"
  • 등록 2013-05-30 오후 2:53:36

    수정 2013-05-30 오후 5:15:27

[세종=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국내 대기업 집단(재벌)의 총수일가는 1% 안팎의 지분을 가졌지만, 거미줄처럼 얽힌 순환출자고리를 통해 수십개의 계열사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열회사간 순환출자는 최근 5년간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서둘러 입법화시켜 총수일가의 편법적인 지배력 강화·사익편취 행위 등을 근절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3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 자료를 보면 SK와 현대중공업, 삼성, 동양, 현대 등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2%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율 0.69%로, 총수가 있는 43개 집단 중 총수일가 지분율이 가장 낮았다. 이중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단독으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고작 0.04%에 불과했다.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그룹 역시 이건희 회장의 단독 지분율은 0.69%에 불과했다. 이 회장 외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총수 일가의 지분을 다 합쳐도 지분율은 1.27%에 불과했다. 이밖에 현대중공업(009540)(1.17%)과 동양(1.38%)과 현대(1.87%) 등도 총수일가 지분율이 낮은 기업집단으로 꼽혔다.

▲자료= 공정위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1% 안팎에 불과했지만, 이들은 거미줄처럼 얽힌 순환출자고리를 통해 수십개의 계열사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4개의 순환출자고리 중 69개가 최근 5년 사이 신규 생성되는 등 이런 경향은 근래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눈에 띄는 곳은 롯데그룹이다. 롯데의 경우 총 51개의 순환출자고리를 갖고 있었으며, 이중 32개가 2008년 이후 새롭게 생성된 순환출자고리였다. 롯데 다음으로는 동양(17개)이 많았으며 ▲삼성(16개) ▲영풍(10개) ▲한솔(7개) ▲동부(5개) ▲현대(4개) ▲현대산업개발(4개) ▲현대백화점(3개) 등도 최소 3개 이상의 순환출자고리를 갖고 있었다. 이중 동양그룹과 영풍그룹은 2008년 이후 각각 14개, 8개의 신규 순환출자고리가 생기는 등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와 현대,현대백화점, 동양, 현대산업개발 등 5개 기업집단의 경우 신규 순환출자를 형성하거나, 전년보다 순환출자가 형성된 계열회사간 지분율이 상승하는 등 순환출자구조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포스코(005490)KT(030200) 등 총수가 없는 민간 대기업집단들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총수있는 집단과 유사하게 복잡한 소유지분구조로 변하고 있다는 게 공정위 지적이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합병 또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순환출자고리가 형성된 경우도 있지만, 총수일가의 지배력 강화 등 나쁜 의도를 위해 순환출자고리를 새롭게 형성한 경우도 많다”면서 “부실 계열사 지원사례 방지, 3∼4세로의 편법적 경영권 승계 차단을 위해 신규 순환출자 금지의 조기 입법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자료= 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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