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만에 증권사들은 0.19%(19bp)의 매매 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전체 발행금액에 적용해 보면 무려 6억6500만원에 달하는 손실이다.
이러한 거래는 사실 회사채 시장에 관행처럼 뿌리내리고 있다. 더 낮은 금리에 발행하고 싶은 기업, 더 높은 금리에 사들이고 싶은 투자자, 그리고 우량고객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증권사의 합작품이다.
◇ "수수료를 녹여라"
증권사들이 매매손실을 감수할 수 있는 배경은 '그래도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기아차 채권을 인수한 증권사들이 받은 수수료는 30bp(10억5000만원). 19bp 매매손실을 보더라도 11bp의 이득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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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를 녹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좀 더 매력적인 금리에 발행하고 싶어하는 우량 고객사들을 얻기 위한 경쟁적인 '서비스'로 이해하면 쉽다. 자동차 영업사원이 자기 돈으로 '선팅'을 해주는 경우와 비슷하다.
또한 이러한 서비스는 높은 신용등급 기업일 수록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 "시장 현혹은 불가피"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관행이 시장을 현혹시킨다는 점이다.
이번 기아차 회사채의 경우 발행 금리(표면 금리)는 6.9%로 정해졌다. 앞서 발행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시장은 7% 밑으로는 어렵다고 관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 대에 발행했으니 회사 입장에선 고무적일 만 하다.
하지만 발행 직후 대부분의 회사채 매매 가격이 19원 떨어지면서 매매 수익률은 7.1%로 뛰었다. 쉽게 말해 1만원을 투자해 1년 뒤 1만690원을 받을 채권이, 9981원을 투자해 1만690원을 받는 채권으로 바뀐 것이다. 결국 시장은 여전히 7.1%대 수익률이 적정한 것으로 평가한다는 얘기다.
모응순 하나대투증권 채권리테일 팀장은 "일명 '수수료 녹이기' 관행은 발행 금리를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은 기업의 욕구와 증권사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진행되고 있지만, 분명 시장을 현혹시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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