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긴축 종료’ 기대…장중 환율, 1310원 초반대 횡보[외환분석]

매파 ECB 이사 “추가 금리인상 낮아져”
유로화 약세에 달러인덱스 103.96으로 상승
위안화 약세 진정·外人 코스피 선물 순매수에 상승 제한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서 500억원대 순매도
오후 비농업 고용 경계감·주식 상황에 ‘숨고르기’
  • 등록 2023-12-06 오후 12:11:58

    수정 2023-12-06 오후 12:12:30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10원 초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럽이 미국보다 금리인하를 먼저할 것이란 기대감에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는 반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환율이 오르고 있다. 하지만 비농업 고용 지표 경계감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매수에 환율 상승 속도가 제한되는 모습이다.

사진=AFP
유럽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 대두

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6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11.2원)보다 1.45원 오른 1312.65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2.8원 오른 1314.0원에 개장했다. 이후 환율은 개장가를 고점으로 1310~1314원 사이에서 좁게 횡보하고 있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에서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꼽히는 위원의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발언에 유로화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자벨 슈나벨 ECB 이사는 “최근 물가 상승률이 크게 둔화되면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발언했다. 그의 발언에 이미 내년 2분기 ECB 금리인하에 배팅 중이던 시장은 3월로 인하 시점을 앞당기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이 내년 상반기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감에 달러화는 약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유럽이 미국보다 금리를 먼저 인하할 수 있다는 신호에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자, 상대적으로 미국이 높은 금리를 오래 가져갈 것으로 생각되면서 달러화는 강세로 전환됐다.

이에 유로화 비중이 큰 달러 달러인덱스는 5일(현지시간) 저녁 10시 7분 기준 103.96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전날 장 마감 기준 103.7에서 103.9로 올라온 것이다. 달러·엔 환율은 147엔대로 소폭 오름세다.

다만 장중 위안화 약세가 진정되고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수세에 환율은 1310원 초반대가 지지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7.16위안으로 소폭 하락했다. 개장 초 달러 강세와 중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에 위안화가 약세를 보였으나 이내 진정되는 모습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전날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상승세로 외국인이 코스피 선물을 매수하고 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비교적 조용한 장 분위기”라면서 “달러 강세에 환율이 상승 출발하기는 했지만 주식도 오르고 있고, 외국인이 코스피 선물을 매수하면서 1310원대가 지지가 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7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170억원대를 순매도하고 있다.

美 비농업 고용 경계감에 ‘숨고르기’

오후 환율은 주 후반 발표될 미국 비농업 고용 지표에 대한 경계감과 국내 증시 움직임을 보면서 제한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간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10월 채용공고는 873만건가량으로 전달의 935만건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이날 수치는 2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채용공고는 노동시장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로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점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위험을 낮춘다.

지난 10월 비농업 고용은 15만명 증가하는 데 그쳐 2021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월가는 오는 8일 11월 비농업 고용은 19만명 증가해 월 20만명 증가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고용 지표 발표에 대한 경계감도 있고, 오후 주식 시장 상황을 눈치보면서 환율이 움직일 것 같다”며 “원화만의 모멘텀이 부재해 변동성은 적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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