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유럽 하늘에는 월마트가 날아다닌다?`
유럽의 대표적인 저비용항공사(LCC) 라이언에어는 항공업계의 월마트로 통한다. 이 항공사가 제대로 `뜬 건` 가격 파괴 덕분이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저렴한 항공료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저렴한 만큼 부가 서비스는 모두 없앴다. 기내식과 음료, 수화물 등 대부분의 서비스는 원하는 탑승객에게만 돈을 받고 제공했다. 군살 서비스는 최대한 줄이고 `저렴한 가격`에만 집중했다. 박리다매 전략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해외 LCC들이 잇따라 취항하고 있다. 포문을 연 건 에어아시아X. 에어아시아X는 지난 2010년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을 신설하며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이 항공사의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 편도 운임은 최대 30만원대다.
대한항공(003490) 동일 노선 가격(60만원대)의 절반에 그친다.
최근에는 전일본공수(ANA)가 출자한 일본 LCC인 피치항공이 한국 하늘문을 노크하고 있다. 피치항공은 오는 5월부터 인천~오사카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현재 피치항공의 일본 국내선 평균 요금은 ANA 항공료의 3분의 1 수준.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꽤 파격적인 운임을 제시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외 LCC의 운임이 저렴한 만큼 서비스 수준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부가 서비스에 추가 요금이 붙어 부담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에어아시아X와 피치항공은 기내식, 수화물 등의 서비스에 돈을 지불해야 한다. 일례로 피치항공의 경우 뒤로 젖혀지는 좌석을 지정하면 840엔(한화 약 1만1300원)의 수수료를 더 내야한다. 예약을 취소할 때 환불도 안 된다. 대신 날짜를 변경할 때는 3000엔(한화 약 4만원) 이상을 추가로 지불해야한다.
피치항공 측은 "항공료 외 서비스는 고객이 직접 선택해 요금을 지불하고 제공받는 형식"이라며 "그만큼 낮은 항공료를 보장한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이 한국에서 통할지는 미지수다. 실제 에어아시아X는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그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에어아시아X 측은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은 75~80%대의 탑승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탑승객 중 한국인 승객 비율은 최성수기를 제외하면 평균 20%대에 그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저비용항공사들의 시스템이 높은 수준의 서비스에 익숙한 한국 승객들과는 잘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 쪽과 달리 서비스를 중시 여기는 한국의 문화를 고려할 때 저가 전략을 내세우는 해외 LCC들이 이를 얼마나 잘 맞춰갈 수 있을지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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