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들은 자국 TV 업계의 부진이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이미 오래 전부터 상황이 나빠졌다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2000년 이후 일본은 디지털 분야에서 패전(敗戦)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리고 전 세계 TV 사업 주도권이 한국업체에 완전히 넘어갔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과거 일본산 브라운관을 단 TV 수상기가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하면서 TV는 자동차와 더불어 일본 무역 성장을 상징하는 존재였으나 12년 전인 지난 2000년부터 상황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때부터 이미 일본 주요 전자 업체 6개사인 히타치와 도시바 소니 파나소닉 미쓰비시 샤프가 TV 사업으로 줄곧 수익을 내왔던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소니와 샤프 등의 일본 전자업계는 지난해에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전자 강국 일본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주요 선진국의 경기 불안으로 TV 수요가 줄어든데다 엔고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산케이신문도 TV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샤프 등 일본 전자 업체들이 TV 사업 부진으로 회사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TV 업계 가격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증요법적(원인이 아니라 증세에 대해서만 실시하는 치료법)인 노력을 반복해도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본 TV 업계의 위기는 지난 2001년 정보기술(IT) 거품 붕괴 때보다 심각하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닛케이는 "2001년 당시 일본 TV 업계는 일제히 적자를 기록하긴 해도 전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과 기술적 우위를 지키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한국의 삼성전자(005930) 등에게 이러한 주도권을 완전히 넘겨준 상태"라며 탄식했다.
▶ 관련기사 ◀
☞"애플은 안끊더니..명백한 차별"‥삼성, KT에 맹공(종합)
☞코스피, 2000선 다시 회복..`프로그램 힘`
☞[전문]스마트TV 인터넷 접속 차단 관련 삼성전자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