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재매각 `IPO 대전` 불러온다

자금부담 줄이려 상장 추진 잇따를 듯
현대엔지니어링 등 4~5개사 물망에
  • 등록 2010-06-30 오후 2:23:25

    수정 2010-06-30 오후 2:23:25

[이데일리 윤도진 기자] 채권단의 현대건설 매각 작업이 재개되면서 인수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매각 자체도 `메가 딜`이지만 특히 인수 후보군의 자금조달 예상 시나리오에 따른 관련 계열사 기업공개(IPO) 이슈도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30일 IB(투자은행)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 매각과 맞물리거나 매각작업 이후 IPO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건설 및 인수후보군 비상장 기업은 줄잡아 4~5개가 될 전망이다.

우선 현대건설이 지분 72.55%를 보유한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이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07년에도 이 회사 기업공개를 추진했으나 시장 상황 등을 이유로 IPO를 미뤄왔다. 내부적으로는 이르면 내년께 상장할 수 있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매각될 경우 이를 인수한 기업이 현대엔지니어링을 상장시킨 후 보유지분을 줄이는 방식으로 자금조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공개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용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이 매각된다면 인수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을 기업공개할 유인이 더욱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대건설 인수 후 현대엔지니어링을 기업공개해 보유 지분을 매각한 후, 그 자금을 유상감자 등으로 바이아웃(Buyout) 할 수 있어 인수자는 자금 조달 부담을 줄이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 유력후보 그룹의 비상장 계열사 역시 자금조달 필요성에 따라 IPO 추진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의 시장 관계자들은 현대중공업계열에서 현대삼호중공업과 하이투자증권을 물망에 올렸다. 현대건설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룹 보유 현금자산이 2조원안팎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에 부족한 자금을 채우기 위해 이들을 상장시킬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현대삼호중공업, 하이투자증권 등에 대한 순환출자 지분을 매각할 경우 1조~1조5000억원 가량 추가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인수 후보군 중 현대차그룹에서는 종전부터 상장 가능성이 높은 비상장 계열사로 꼽혔던 로템, 위아, 엠코 등이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시 상장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그룹에서는 현대택배 정도가 상장 물망에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들 비상장 기업들의 IPO 시기는 매각 진행 상황이나 인수 후 기업들의 재무상태 및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 설명이다.

현재 현대건설 매각 주관은행인 외환은행은 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 등 주요 채권단으로부터 매각주간사 선정에 동의서를 받은 상태다. 이어 올 연말까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년초까지 모든 인수합병 절차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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