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황한 논리를 펴지만 정작 하고 싶은 말은 숨바꼭질하듯 뒤로 감춰왔던 그간의 신평사 보고서와 달리 이 보고서는 다소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신평사 입장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는 회사채 시장의 `뜨거운 감자`나 다름없다. 수출비중이 높다보니 기업실적이나 재무구조가 해외소비심리와 각국의 제도, 경쟁관계 등 외부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다.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속성을 가진 회사채 투자자 입장에선 현대·기아차의 신용등급이 이러한 변동성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데일리가 실시한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에서 기아차는 지난 2007년 상반기부터 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기아차 회사채는 시장에서 거래될 때 자신의 신용등급보다 3단계 낮은 A- 대우를 받기도 했다.
이번에 한신평이 발표한 보고서는 이런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한신평은 7가지 측면에서 시장의 우려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관련기사: 현대·기아차 신용등급 유지한 7가지 이유(2009.07.14 07:56)
이번 보고서에 대해 전문가들은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무엇보다 시장과 대화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재무상태를 낙관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등 그 동안 쌓인 시장의 불신을 해소하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영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운전자본 부담이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다소 앞서가는 판단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현대·기아차의 매출채권잔액은 3조원에 달하며, 매출채권 매각잔액을 포함하면 실질적인 운전자본부담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윤 위원은 또 "구체적인 재무분석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현대·기아차의 추가적인 자금동원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등의 분석이 빠진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평가했다.
신평사들이 신뢰를 얻으려면 평가의 일관성을 유지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바꿔말해 그만큼 시장이 신평사에 기대하는 수준이 높다는 의미다.
한신평 관계자는 "평가사의 입장을 밝히는데는 사실 적지 않은 부담이 있다"며 "그러나 시장의 기대가 큰 만큼 앞으로도 적시성 있고 질적으로 뛰어난 보고서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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