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학서 신세계(004170) 부회장은 13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구 부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이날 `신세계가 올해 100평 규모의 이마트 매장 3곳을 열 계획`이라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진 데 따른 것이다. 업계 안팎에선 이를 놓고 `이마트가 수퍼마켓에 진출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구 부회장 발언에 앞서 신세계도 "이마트 점포 포맷을 다양화하는 것일뿐"이라며 설명자료까지 냈다.
신세계는 왜 `수퍼마켓 진출`이라는 분석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선 걸까.
◇ `수퍼마켓 진출? 다점포 전략?`
신세계의 소형점포 강화 행보를 놓고 해석은 `신규사업 진출`과 `출점 전략의 다변화`로 갈린다.
업계는 전자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세계가 수년전부터 소형점포 출점에 대한 시장 조사와 점포 테스트 등을 거친만큼 수퍼마켓사업 진출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이마트는 지난 2007년, 기존 출점 패턴과는 전혀 다른 폼(형태)의 `광명점`과 `김포점` 등을 열었다.
여기에 연내 출점하기로 한 점포 3곳의 매장면적(100평)이 기존 점포 크기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이란 점에서 `사업 진출`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통상적으로 업계에선 300평 미만을 수퍼마켓으로 분류한다. 업계 맞수인 홈플러스도 100평 미만의 편의점형 수퍼마켓(홈플러스익스프레스)을 운영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는 광명점 등을 통해 수퍼마켓 점포의 시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왔었다"면서 "신세계가 수퍼사업 진출을 공식화하지 못하는 건 중소 지역상인들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신세계 측은 "소형 포맷 이마트 사업을 확대하는 것일뿐, 신규로 수퍼사업 진출을 하는게 아니다"고 밝혔다. 또 "상권 특성에 맞게 차별화된 매장 및 상품구성(MD)을 할 것이며, 기존 이마트 MD가 압축적인 형태로 운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신세계, 소형점포 출점 왜?
신세계가 소형점포 출점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운 것은 무엇보다 점포 출점에 필요한 부지 매입이 어려워진 게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땅값 상승과 지역 상인들의 반발 등으로 기존 방식대로의 출점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최근 몇년 새 출점 속도가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1년 14개점 출점을 정점으로 매년 오픈하는 점포수가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한해 평균 새로 여는 점포는 8~9개로, 올해는 불과 1곳을 새로 여는데 그쳤다.
그만큼 부지를 새로 매입해 매장을 짓는 출점 방식으로 매장을 늘리긴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은 부지매입이나 매장 건설 등에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 출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매장 면적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밖에 없다는 단점도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점포 부지 확보에 어려움이 겪다보니 1000평 이하의 점포에도 눈길을 돌리게 됐다"면서 "향후 수도권과 대도시 중심으로 주상복합건물 등에 분양 혹은 임차 형식으로 점포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 동네상권 구도 바뀌나
신세계가 사실상 동네 상권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향후 업계 판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단, 이마트가 동네상권에 입성함에 따라 관련 업체들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특히 `2강(GS수퍼마켓·롯데슈퍼)·1중(홈플러스 익스프레스) 1약(킴스클럽)`으로 분석되던 업계 판도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다만, 신세계가 소형 포맷 점포의 출점에 얼마만큼 공격적인 자세를 보일 것인지가가 변수다. 현재까지 신세계는 구체적인 추가 출점 계획 등에 대해 밝히길 꺼려하고 있다. 결국 신세계의 향후 행보에 따라 업계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재래시장 등 지역상인들의 반발도 향후 관심사중 하나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동네 상권 장악이 가속화되고 있는 마당에 이마트의 소형점포 확대에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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