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발생한 중동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조직원들의 무선호출기 폭발 사고도 배후로 이스라엘이 지목된 가운데 그들의 공격 방식이 상상을 초월해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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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이러한 공격기술은 하루이틀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FT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정보첩보 수집기관인 모사드는 수십년간 전화기 등 통신장비를 이용해 공격 대상을 추적, 감시, 심지어 암살해왔다.
1996년 이스라엘 내부 정보국인 신 베트는 수십명의 이스라엘인을 살해한 하마스의 노련한 폭탄 제조업자 야히아 아이야시를 암살하는 데 통신장비를 이용했다. 이스라엘은 스파이를 그에게 보내 팔레스타인 협력자인 척 가장한 뒤, 아이야시에게 “당신의 아버지가 통화를 하고 싶어한다”고 말한 뒤 모토로라 알파 휴대전화를 건넸다. 아이야시가 이 거짓말에 속에 전화기를 받아 귀에 대자, 그 안에 설치돼 있던 50g의 폭발물이 터지며 목숨을 잃었다.
FT는 “두 사건 모두 전직 정보 당국자들 사이에선 통신장비를 이용한 암살의 교과서적인 성공 사례로 간주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또 “전화기는 암살에 앞서 목표물을 모니터링하고 감시하는 등의 몇가지 중요한 목적으로 이용됐다”고 설명했다. 감청, 해킹 등을 통해 암살 표적의 신원을 식별하고 확인하기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번 테러에 이용된 무선호출기는 GPS 기능이 없고, 마이크나 카메라도 없다. 단순히 문제 전송 기능만 있어 해킹이 쉽지 않은 단말기다. 헤즈볼라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무인호출기로 교체한 것도 이 같은 단순한 기능으로 인해 오히려 요원들이 더 안전하고, 적군이 정보를 빼내기가 쉽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FT는 “헤즈볼라는 AA 또는 AAA 배터리로 구동(최신형은 리튬 배터리)되는 작은 장치가 강제로 폭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간과한 것 같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