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중공업·ENG 합병무산 '사업구조 재편 차질'

이재용 부회장 중공업 지배권 강화·사업재편 차질 불가피
  • 등록 2014-11-19 오전 11:25:33

    수정 2014-11-19 오전 11:25:33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삼성그룹이 ‘포스트 이건희’ 체제를 앞두고 사업구조 개편 일환으로 추진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무산됐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자녀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 등 3세 경영에 대비한 계열사 구조개편이 처음으로 좌절됐다는 점에서 삼성측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19일 삼성중공업(010140)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이사회에서 양사의 합병 계약을 해지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당초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공시를 통해 삼성엔지니어링의 신주 교부방식으로 12월1일자로 흡수합병을 추진했다. 삼성엔지니어링 1주당 삼성중공업 2.36주 비율로 합병하며 지분구조상 통합법인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지분율 12.5%)가 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식매수청구 마감 결과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행사한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합병 계약상 예정된 한도를 초과함에 따라 합병계약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오너 일가가 직접 보유한 지분이 없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상 아래에 있다. 따라서 이번 합병 무산이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3세들의 지배구조 개편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분석이다. 삼성중공업은 삼성전자가 최대주주이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옛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한 삼성SDI가 최대주주로 돼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중공업·플랜트건설 사업부문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권을 강화하면서 사업구조를 재편하려는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측은 “앞으로 합병을 재추진할 지 여부는 시장 상황과 주주의견 등을 신중히 고려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삼성그룹은 최근 계열사 사업부문 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은 옛 제일모직 패션부문을 영업양수했다. 제일모직은 급식·식자재 부문을 삼성웰스토리로 물적 분할하고, 건물관리사업을 에스원으로 이관했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 삼성SDI와 옛 제일모직도 각각 합병했다. 이달에는 삼성SDS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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