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안철수 독자세력화, 새누리 표창장 받을 일"(종합)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 뉴시스)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30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독자세력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결과적으로 새누리당한테만 어부지리를 주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게 가면 어쩌면 새누리당에서 표창장 받을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처럼 지적하고 “그런 상황에 대해 안 의원 쪽도 신중하게 생각할 것으로 본다. 독자세력화만이 우리 정치 발전을 견인할 것이라고 생각지 않으나 그건 그분들의 판단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10석 안팎의 ‘미니총선’이 예상되는 10월 재보궐선거에서 안 의원 측과의 관계에 대해 “(4·24 재보선에서)노원 병에 대해 민주당이 취했던 태도 같은 그런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며 “경쟁할 일이 있으면 당당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대표는 ‘독자 후보를 내면 여당에 좋은 일만 생기고, 후보를 내지 않으면 공당으로서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 “안 의원 세력 중에서도 지금 지적한 내용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연대나 후보 단일화 같은 모양새가 국민께 대단히 정치 공학적으로 비치기 때문에 효과도 예전 같지 않다. 그래서 좋은 의미에서 선의의 경쟁은 피할 일이 아니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신당이 창당되면 야권의 저변을 넓힐 수 있다는 반론에 대해서는 “안 의원에 대해 경쟁적 동지관계라고 규정했다. 안 의원 세력과 민주당이 경쟁을 통해 결과적으로 우리 정치발전 이끌어낼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며 “다만 양당이 추구하는 것 가운데 교집합이 많다는 게 확인되면 그때는 또 그 부분 대해 동지적 관계 맺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잇단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새누리당은 물론 안철수 신당보다 낮게 나오는 것에 대해 “여론조사 결과는 지금의 민주당에서 전혀 변하지 않고 있음을 가상한 여론조사”라며 “시간이 가면서 안철수 중심 세력이 현실 정치에서 맞게 되는 한계와 민주당이 알찬 혁신을 통해 새롭게 내보일 가능성이 가시화한다면 여론조사 결과는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내 ‘호남소외론’에 대해 “아마도 당대표 경선과정에서 3명의 후보 가운데 저를 뺀 나머지 두분이 호남출신이었는데 그분들이 당 대표로 뽑히지 못했고, 이어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세명 중 두분이 호남출신이었는데 선택받지 못해 호남소외론이 얘기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전당대회의 예를 보더라도 사실 투표권을 가진 권리당원의 상당수가 호남유권자”라며 “바로 그 많은 호남유권자들이 호남 후보를 대표로 뽑은 게 아니라 (수도권 출신인) 저를 택했다. 호남이 소외된 게 아니라 호남이 선택한 결과라는 것 말씀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의원이 ‘광주의 열매를 꽃피우기보다 과실을 향유하는 데만 집중했다’며 민주당을 비판한 것에 대해 “호남은 민주당에게 어머니와 같은 곳”이라며 “우리는 호남에 많은 것을 요구했고 많은 것을 혜택받았지만 별로 돌려드린 것 없다. (하지만)안 의원이 왜 호남에 가서 그런 말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당에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정직하게 말씀드려 지금의 민주당이 새롭고 국민께 인정받을 만한 인물을 영입하는데 상당한 한계가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문재인 전 대선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 민주당 차기 잠룡에 대해서는 “민주당에는 차기 주자로 거론하는 분들이 많다”며 “문재인뿐 아니라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등 지난 대선 경선에서 뛴 분들과 말씀하신 대로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 지사 등이 모두 차세대 주자로 거론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그분들이 자기 자신을 알리고 추구하는 가치를 정확히 밝히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며 “문 의원을 따로 만났을 때도 제가 그런 얘기를 드렸고, 문 의원뿐 아니라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인 모든 분들이 정치적으로 자기 몫을 확장하는 게 좋겠다는 기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강령 변경으로 ‘우클릭’했다는 지적에 대해 “민주당이 우클릭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전당대회 과정을 통해 민주당이 추구해야 할 지향성과 관련해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얘기했다. 그것은 우리 헌법 전문이 요구하는 헌법가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추구할 때 그게 우클릭인지 좌클릭인지,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균등하지 않은 부분을 갑을(甲乙)관계라 얘기하는데 그래서 을(乙)을 위한 민주당, 을 위한 6월 국회를 만들겠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진보정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진보 세력이 지금 두 개로 나뉘어 있다”며 “진보 세력도 내부적 혁신의 과정에 있다. 그 과정을 국민과 함께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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