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현금확보 전쟁` 어떻게 볼까?

조달비용 늘어날듯…채권시장 동향 주목
프리캐쉬플로우에 관심…종목선택때 감안해야
  • 등록 2009-03-25 오후 3:39:42

    수정 2009-03-25 오후 3:39:42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한국기업들의 현금 확보 전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은행 대출이 줄어들면서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규모 국채 발행물량이 예정돼 있고 금리는 슬글슬금 오르는 등 시장 자체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25일자 보고서에서 계속되는 우리 기업들의 외부 자금조달(debt financing) 과정에서 지켜볼 대목과 주식투자자들에 대한 시사점을 분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모간스탠리가 우선 주목한 부분은 기업들이 자금을 직접 끌어오는 시장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 3년국고채와 3년 AA-회사채 금리 스프레드
사실 국내 채권시장은 올들어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불과 7개월만에 기준금리를 5.25%에서 2%까지 낮췄고 정부가 CD와 채권시장에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했다.

여전히 국채와 회사채간 스프레드는 역사적으로 볼때 아주 확대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의 투자수요는 국공채에서 서서히 회사채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문제는 스프레드가 정상화되기도 전에 기업들과 정부가 쏟아내는 채권 공급물량으로 인해 금리가 일시적으로 크게 뛸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시중금리는 이미 상승하고 있는 중이고.

▲ 주체별 채권 순발행규모 추이
최악의 시나리오는 정부가 추경예산 편성을 위해 적자국채를 찍어내고 구조조정펀드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쏟아지는 대규모 국채 발행물량이 회사채시장을 위축시키는 구축효과를 야기하거나 회사채 금리를 크게 끌어올리는 것이다.

물론 정부도 국채 발행물량을 조정하고 있고 MMF내에 국채와 회사채 비중을 늘리려는 제도 개편에 나서고 있지만, 단기상품인 MMF에서 미스매칭을 감수하면서 이 비중을 늘리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한국은행이 미국처럼 시장에서 국공채를 직접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채권금리 상승을 막지 않는 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비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모간스탠리는 "한은의 국채 직매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한다.

다음으로, 이런 환경 하에서도 기업들의 자금조달 니즈가 계속되겠느냐는 점을 주목한다.

▲ 업종별 2008~2010년 프리캐쉬플로우 추정액
사실 올해에는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크게 줄어들고 영업에 따른 현금 창출에 주력하면서 전반적인 한국 기업들의 프리캐쉬플로우(여유자금)는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다만 글로벌 경기 악화와 신규수주 둔화로 인해 직격탄을 맞게 되는 업종이나 기업들을 중심으로 연내 자금 조달은 더욱 활기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은행들이 대출 확대보다 자산의 질 관리에 주력하는 이상 대출보다는 회사채 발행에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다.

특히 프리캐쉬플로우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순부채가 영업활동에서 나오는 현금흐름보다 더 큰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이나 증자 등을 통한 자금조달 압박이 더 커질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 모간스탠리 추계 프리캐쉬플로우 하위/상위5개사

모간스탠리의 자체 추계에 따르면 산업별로는 조선과 철강, 항공업종은 프리캐쉬플로우가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주 취소와 대금지급 지연 등으로 조선업종은 올해 엄청난 프리캐쉬플로우 부족을 경험할 것으로 점쳐졌다.

반면 화학과 정유업종은 작년 마이너스 프리캐쉬플로우가 올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과 인터넷, 자동차, 소매, 전기전자업종은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플러스의 프리캐쉬플로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업의 경우 예상보다 여신에 따른 손실이 확대되면서 자본 확충에 대한 리스크가 상당기간 낮아지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은행들의 최근 자본 확충 이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봐도 자금 확충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개선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

결국 조선과 철강, 항공, 은행업종을 중심으로 자금조달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업별로는 포스코(005490)현대중공업(009540), 대우조선해양(042660), 현대제철(004020), 하이닉스반도체(000660), 삼성중공업(010140)이 올해 추가적인 자금조달이나 증자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모간스탠리 추산대로라면 포스코는 올해 2조2000억원 가까운 마이너스 프리캐쉬플로우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2조원, 대우조선과 현대제철도 1조원 이상의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중공업과 가스공사, 아시아나항공,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대한항공, 동양제철화학, 금호타이어,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반도체, 신세계, 온미디어, KCC, 오리온 등도 마이너스가 예상되는 기업으로 꼽혔다.

반대로 삼성전자(005930)SK에너지(096770), KT(030200), KTF(032390), SK텔레콤(017670)은 올해 프리캐쉬플로우 기준으로는 충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이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한국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자체 모델 포트폴리오를 짜면서 기업들의 프리캐쉬플로우와 단기자본 대비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규모 등을 기준으로 종목을 변경했다. 모델 포트폴리오에 포함되는 기업들중 90%는 프리캐쉬플로우가 플러스로 예상되는 기업들이다.

시장과 향후 경제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기업 자금 조달비용이 늘어나면서 주식 투자에서도 이같은 펀딩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는 게 모간스탠리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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