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동양, 동양파워도 매각..유동성 확보에 총력

창업주 미망인도 동양네트웍스에 지분 증여로 지원
CP·회사채 연내 만기 1조원..최소 7000억∼8000억원 유동성 필요
  • 등록 2013-09-24 오후 3:18:00

    수정 2013-09-24 오후 3:18:00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오리온그룹의 지원 거부로 사면초가에 빠진 동양그룹이 특단의 대책마련에 나섰다.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양(001520)그룹이 그룹내 핵심 기업인 동양파워 지분도 매각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우는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선 것. 그룹 창업주의 미망인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도 1500억원대 오리온 주식을 동양네트웍스에 증여하면서 그룹 살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그룹은 100% 지분을 보유한 동양파워 지분을 매각할 방침이다.

동양파워는 동양이 화력발전사업을 위해 설립한 그룹내 핵심 기업으로 올해 2월 삼척 화력발전 사업자로 선정된 데 이어 7월에는 정부로부터 발전 사업자로 공식 승인을 받기도 했다. 동양시멘트와 동양레저, (주)동양 등 그룹 계열사가 각각 55%, 25%, 20%씩 총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분가치는 8000억~1조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양이 알짜회사인 동양파워를 매각하려는 데는 1조1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상환 시기가 연내 돌아오기 때문. 3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동양그룹의 부채 중 내년초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과 회사채 규모만 1조1000억원에 달한다. 동양·동양레저·동양시멘트·동양인터내셔널·동양파이낸셜대부 등 동양그룹 5개사가 발행한 것으로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만기가 줄줄이 돌아온다.

시장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동양이 7000억~8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이 동양그룹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동양 측은 그룹 회생을 위해 동양파워 지분 전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매수자가 원하는 수준까지 지분을 넘길 수 있다”며 “굳이 지분율에 연연하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화력발전사업의 경영권을 넘기면서까지 그룹을 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

아울러 이관희 이사장도 그룹 살리기에 동참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동양네트웍스에 무상으로 대여한 오리온 지분 2.66%(15만9000주)를 증여키로 했다. 23일 종가 기준으로 1537억원 규모다. 이번 증여로 동양네트웍스의 부채비율은 6월 말 기준 723%에서 150%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동양이 핵심 기업인 동양파워를 내놓고 이 이사장이 1500억원의 지분을 증여하는 등 자체 해결 의지를 보이면서 동양 사태를 관망하고 있는 채권 은행이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느냐는 희망섞인 관측도 나온다. 그간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홍기택 산은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에게 지원 요청의 뜻을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양은 앞서 지난해 말부터 폐열발전소(400억원)를 비롯해 레미콘공장(1145억원), 선박(350억원), 냉동창고(345억원) 등을 매각하는 한편 파일사업부 양도(1170억원)와 자본 유치(503억원), 주식 매각(1600억원) 등으로 고강도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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