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신한금융지주(055550)가 올해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른 영업권 상각 의무 소멸로 3000억원 가량의 순이익 증대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워온 신한금융이 4대 금융지주사 중 IFRS의 가장 큰 수혜를 받게 된 것으로 지난 3년간 순익 1등 자리를 지켜온 신한금융이 이를 바탕으로 올해에도 독주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2003년과 2007년 각각 조흥은행과 LG카드를 인수한 이후 매년 4000억원(증권사 추정치) 가량의 영업권을 상각(비용) 처리해왔다.
종전 회계기준(K-GAAP)에서는 M&A 후 20년내 기업 영업권을 장부상에서 분할 감액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한금융은 조흥은행과 LG카드 모두 14년간 영업권을 상각하기로 했고 지난해까지 매년 4000억원 가량을 비용으로 처리했다.
영업권이란 피인수 회사에 대한 적정가보다 비싸게 인수할 경우 그 프리미엄 부분을 지칭하는 말이다. 결국 비싼 값을 주고 물건을 샀으니 비싸게 산 부분을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올해 도입된 IFRS에서는 영업권을 매년 평가해 상각 처리 여부를 결정하고 상각 처리하더라도 회계상 손실 처리가 아닌 자본 차감 방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M&A를 통해 몸집을 키워온 회사는 IFRS 적용 이후 장부상으로 순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신한금융은 매년 적용해온 4000억원의 가량의 비용이 사라지면서 그만큼 순이익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개별 재무제표 작성 과정에서 세금 등을 차감한다고 해도 가만히 앉아서 약 300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거두게 된 것.
신한금융 관계자는 "올해 IFRS 도입으로 장부상 순이익이 커지는 효과를 보게 된다"며 "그러나 외부평가기관에 의뢰해 신한카드의 가치가 하락했다면 그 만큼을 비용으로 처리해야 하는 만큼 순익 증가폭은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 등 경쟁사들의 경우 영업권 상각 의무가 소멸되는데 따른 순이익 증대 효과는 거의 없다"며 "신한금융은 순익 증대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효과가 기대됨에 따라 올해에도 순익 1등 은행의 입지를 굳힐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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