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이건희 회장 등 500여명의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반도체 신규라인 기공식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올해 투자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오는 2012년까지 AM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2조5000억원을 들여 세계 최대규모의 AMOLED 제조 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시설투자에 18조원, R&D투자에 8조원 등 총 26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가장 많은 투자를 했던 지난 2008년의 연간투자규모 14조원을 원 웃도는 사상 최대규모다.
당초 삼성전자는 올해 투자 계획을 반도체 5조5000억원, LCD 3조원 수준으로 잡았으나 이달초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투자 확대를 통해 올해 반도체 3000명, LCD 4000명 등 1만명 이상의 신규 고용인력을 채용할 것이라 밝혔다.
반도체 부문의 경우 16라인 건설과 30나노 D램 양산을 위한 CAPA 증설을 위해 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당초 계획한 5.5조원에서 9조원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총 48만평 규모의 화성캠퍼스 가운데 현재 가동중인 31만평을 제외한 17만평 부지에 들어서는 16라인은 2011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 12인치 웨이퍼로 월 20만장 이상을 생산하게 된다.
LCD 부문의 경우 내년 이후 대형 LCD TV용 패널 수요 증가에 대비해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해 기판 기준 월 7만장 규모의 8세대 LCD 신규라인을 탕정사업장에 건설하기로 했다.
이번 8세대 신규 라인에 대한 추가 투자 결정으로 삼성전자는 총 4개의 8세대 라인을 확보하게 되며 올해 투자 규모를 총 5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도 탕정 디스플레이 단지에 2012년까지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AMOLED 제조 라인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로써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5.5세대 AMOLED 기판 기준 월 7만장 규모의 양산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투자 확대는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올들어 반도체와 LCD 시장의 전례없는 호황에 따라 이들 분야를 중심으로 시설투자 압력이 가중된 것도 대규모 투자의 요인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해까지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치킨게임' 여파로 해외 경쟁사들이 투자 규모를 늘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인 지난 10일 경영위원회를 열어 대규모 투자계획을 논의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투자 전략으로 올해 글로벌 D램 시장에서의 1위 자리를 확고히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라인 가동이 본격화하면 삼성전자의 D램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2%에서 37~38% 수준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경쟁사인 하이닉스반도체,도시바,엘피다,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도 최근 투자 확대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아 삼성의 독주체제를 막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 LCD 분야에서도 LG디스플레이와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달 올해 투자 규모를 5조5000억원으로 확대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IT 경기가 호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IT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세웠다"며 "아울러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를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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