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장 폐기' 南취재 불허에 보수야당 온도차

한국당 "우리 민족끼리라더니 왕따시켜"
바른미래당 "남남갈등 부추기는 北계략"
  • 등록 2018-05-22 오후 6:26:30

    수정 2018-05-22 오후 6:30:09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국제기자단이 탑승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22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취재할 우리 측 취재단 명단을 접수하지 않은 채 22일 판문점 연락 채널이 종료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비래당 등 보수야당은 각각 ‘우리 민족만 왕따’ ‘남남갈등 부추기는 계략’이라며 온도 차를 보였다.

한국당 수석대변인 장제원 의원은 이날 오후 ‘우리 민족만 왕따시키는 북한에 단 한마디도 못하는 문재인 정권’이란 제목의 논평을 냈다.

장 의원은 이 글에서 “필요할 때마다 ‘우리 민족끼리’를 부르짖더니, 이제는 ‘우리 민족’만 왕따시키며 본격적으로 한국 길들이기에 나섰다”며 “외교부마저 한국 취재진에게 ‘베이징 북(北) 대사관 경비에게 말도 걸지 말라’고 했다니 북한의 심기까지 살피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 참 처량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중국에 확실한 보험을 든 북한이 이제는 비난과 협박을 통해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자신들의 대변자로 활용하려 들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이 나약한 모습으로 눈치만 살피는 동안 북한은 중국과 미국을 오가며 능수능란하게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은 이제 북한에 대한 장밋빛 환상에서 깨어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동맹국에게 언제까지고 북한의 입장에 서서 북한의 주장만 대변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고 훈계했다.

반면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장면을 구경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우리정부를 길들이려는 북한의 빤한 전략에 헛웃음이 나온다”고 했다.

또 “평화에 대한 기대감과 대화결렬에 대한 불안감을 동시에 안기며 협상력을 높이려는 이제까지와 변함없는 북한의 계략”이라며 “정부는 북핵폐기와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멀고 쉽지 않은 길 위에서 북한의 전략에 부화뇌동하지 않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럴수록 남북대화의 목적과 원칙을 확고히 해야한다”며 “남북대화의 목적은 철저히 ‘핵폐기’에 있고 원칙은 ‘화해와 견제의 균형’이다”고 분명히 했다.

한편 우리측 취재단 외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취재에 초청 의사를 밝혔던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취재단은 이날 오후 원산에 도착했다. 이들은 이날 원산 숙소에 머물며 일기 상황에 따라 23일~25일 중 진행되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취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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