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억 어선위치 발신장치 4대 중 1대 '방수 부실'

9647대 스마트폰 방수규격 수준, 해난구조에 부적절
박남춘 "어선 침수하면 무용지물"
해경 "조타실에 설치돼 침수 우려 없어"
  • 등록 2015-09-08 오전 11:31:26

    수정 2015-09-08 오전 11:31:26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3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어선위치 발신장치(V-PASS) 4대 중 1대가 스마트폰 수준의 생활방수 기능만 가지고 있어 침수어선에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장치는 30초마다 어선위치를 발신하는 장비로, 돌고래호 사고 때에도 장비는 갖춰져 있었지만 제 기능을 못했다.

8일 국민안전처(안전처)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에 배포된 9647대의 브이패스 단말기의 방수 규격이 IP5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일반 스마트폰의 방수규격으로 빗물 등 생활방수 기능밖에 되지 않는 규격이다. 올해까지 배포된 브이패스 단말기(4만 260개) 중 24% 정도가 해난구조용 방수규격에 문제가 있는 셈이다.

2013년부터 배포한 단말기의 방수규격은 IPx7로 1m 수심에서 30분까지 방수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정도 규격의 단말기를 장착했던 돌고래호도 선박 전복으로 단말기가 침수되면서 위치추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브이패스에 투입된 예산은 312억 9000만원이다. 박 의원은 “수백억원이 들어간 어선위치 발신장치가 침수될 경우 무용지물이 돼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단말기 방수기능이 이렇게 허술하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밝히고, 선박 침수상황에서도 위치추적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 관계자는 “2011년 당시 브이패스는 조타실에 설치해 침수 우려가 적었고, 대당 50만원 수준의 장비에 그런 방수 기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브이패스에 대한 비리, 부실 의혹은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했다.

(출처=국민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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