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약 눈에 발라' 군입대 기피한 일당 9명 적발

[이데일리 최선 기자] 붙이는 멀미약을 눈에 발라 동공운동장애를 위장하는 수법으로 병역을 피한 9명이 처음으로 적발됐다. 이 중 범행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4명은 구속되고 그렇지 않은 5명은 불구속 기소돼 검찰에 송치됐다.

병무청은 멀미약의 점액물질을 눈에 발라 동공운동장애를 위장하는 수법으로 병역을 면탈한 서울 송파구 소재의 한 방문판매회사 직원 9명을 적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멀미약을 눈에 바르면 동공이 커진다는 정보를 주고받았다.

이들은 지난 2009년과 2010년 멀미약을 눈에 발라 동공을 확대하고 병원 측에 ‘축구공에 맞았다’고 말해 외상에 의한 동공운동장애로 기록한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멀미약의 점액물질을 눈에 바르면 반나절 가량 동공이 커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진단서를 병무청에 제출한 일당은 신체 재검사를 신청하는 수법으로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다. 이런 수법을 막기 위해 병무청은 지난달부터 동공운동장애가 있는 사람의 시료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 약물 사용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병무청은 특별사법경찰권이 없던 2011년도에도 동일한 질환으로 경찰에 수사의뢰한 결과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2명에 대해서도 범죄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2007년 이후 같은 질환으로 병역 감면을 받은 43명에 대해서도 추가로 재조사를 할 계획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진료한 의사나 브로커의 개입 여부 등 전부 다 종합적으로 조사를 했지만 그런 개입 증거는 없었다”며 “동일 범죄가 근절될 때까지 수사 및 단속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