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게임 알리기, 아이돌 가수 홍보처럼

대규모 전야제·발표회...게임업계 '팬덤 효과' 노려
  • 등록 2013-02-14 오후 1:31:31

    수정 2013-02-14 오후 1:31:31

[이데일리 류준영 기자] 게임업계가 ‘팬덤’을 앞세운 마케팅전(戰)에 뛰어들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연예기획사가 아이돌 가수를 띄우기 위해 주로 쓰던 ‘팬덤’ 공략법이 게임사들의 기획·제작·홍보마케팅에도 적극 채용돼 눈길을 끌고 있다.

‘팬덤(Fandom)’은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문화현상을 일컫는다. 이미 형성돼 있는 충성팬을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경우, 단기간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고, 안정된 매출까지 기대할 수 있어 최근 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블리자드는 다음달 11일 스타크래프트 첫 번째 확장팩 ‘스타크래프트Ⅱ: 군단의 심장’ 출시 하루를 앞두고 대규모 전야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후 9시부터 패키지 현장 판매를 실시하고, 수량이 한정돼 있는 소장판도 선보인다.

블리자드는 게임업체중 팬덤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재미를 톡톡히 본 업체로 꼽힌다. 지난해 5월 ‘디아블로 3’ 출시 당시 한정판을 구매하기 위해 몰려든 수 천 여명의 인파가 밤새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해 주목을 받았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이번 발매 행사에선 미국 블리자드 본사 개발자들이 내한해 한국 팬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IP(지적재산권)를 선호하는 팬층을 집중 공략하는 게임 기획·제작·마케팅 등도 눈에 띄고 있다.

넥슨 일본법인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인기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를 PC 온라인게임으로 제작, 지난 12일 오후 9시 일본 현지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공각기동대 ARISE’로 명명된 이 게임은 지난 1991년 일본의 만화가인 시로우 마사무네가 그린 SF만화이다. 팬덤이 확실한 IP를 들여와 게임으로 가공, 역수출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넥슨 측은 “현지 게이머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소재이자, 이른바 ‘오타쿠’라고 불리는 일본 마니아들간에 자발적인 바이럴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옛날 오락실 향수를 자극하는 IP로 중장년 팬층을 새로운 게임유저층으로 흡수하는 효과를 노린 곳도 있다.

CJ E&M(130960) 넷마블 14일 ‘마계촌 온라인’을 정식서비스한다. 1985년 아케이드 게임으로 국내 출시돼, 한 시대를 풍미한 명작 오락실 게임 ‘마계촌’의 최신 온라인 버전이다. 이 게임은 지난해 비공개 테스트에 10만 명의 참가자가 몰려, 기존 팬층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초기 접속자가 많아야 확고한 게임성을 구축할 수 있 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특성상 팬덤을 겨냥한 마케팅은 짧은 기간안에 사용자를 대거 확보할 수 있다”며 “많게는 수백억원을 쏟아 붓는 마케팅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공각기동대 온라인게임 원화[자료제공=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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